▲섬진강.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 쳐가자"김정봉
진안에서 발원하여 쉼 없이 달려온 섬진강은 화개에서 한번 쉬었다 간다. 강물도 쉬고 나도 쉬어 본다. 아침에 출발하면 점심 무렵에 화개에 도착하게 되는데 섬진강 강물을 보면서 참게매운탕이나 재첩국이라도 먹으면 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로 돌아온 피곤함은 사라지고 즐거움이 가득해 진다.
남해의 지도를 보면 태아가 무릎을 굽힌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듯 보이는데 발에 해당하는 부분에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가 있고 그 밑에는 반달 모양의 상주해수욕장이, 그 동쪽으로 바다를 향해 마지막 힘을 쏟아 뻗어 있는 자리에 미조항이 있다. 전주-남원-구례-하동-남해로 이어지는 19번 국도는 이 곳 미조에서 끝난다.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는 남해섬에서 1km정도 떨어져 있다. 삿갓처럼 생겼다하여 삿갓 섬으로 불리기도 하였는데 임진왜란 때 이 섬에서 노가 많이 만들어진 다음부터 노도로 불리고 있다. 노도보다는 삿갓 섬이 왠지 정감이 더 간다.
해안도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노도와 백련마을 풍경은 더없이 아름다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유배에 처한 김만중을 더욱 서럽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