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CC 노사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

한원CC 사태 50여 일째...노사 양측에 묻는다

등록 2004.08.30 02:24수정 2004.08.30 10:12
0
원고료로 응원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 등을 규탄하며 시위, 농성 등 강경 투쟁으로 일관하는 노조측과 이에 맞서 법과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사측. 한원CC 사태가 노사간 대립각으로 좀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한원 사태는 지난달 초 사측의 경기도우미(캐디) 용역화 계획 이후 고용불안을 느낀 노조측의 집단 반발에도 불구, 사측이 경영 차원에서 용역 계약(아웃소싱)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결국 사측에선 경기도우미의 관리 운영을 용역으로 전환,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밀어붙였다.

이에 따라 노조측은 지난달 초부터 용역화 철폐, 원직 복직 등을 주장하며 민주노총 지역본부와 연대해 강경 투쟁에 돌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사간 폭력이 난무, 현재 양측이 고소· 고발 등 민·형사 소송으로 비화돼 노조 위원장 등 간부 3명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또한 노조원 4명이 정직되고 또 다른 노조원 3명은 해고, 37명의 경기도우미들마저 결국 해고 조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측은 현재까지도 노조측이 각종 시위와 농성 등 불법 행동으로 회사에 끼친 민·형사상 피해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반해 노조측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5년 이상 평온하게 열심히 근무해 온 직원들을 어느날 갑자기 용역사로 넘겨 운영하겠다는 회사측 방침에 심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껴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주장이다.


용역화 계획 발표에 이어 정년 제한, 캐디 피에 있어 수수료 일정액 공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언제 해고될 지 모를 고용불안 등이 노조측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50여 일째 극단적으로 치닫던 한원CC 사태는 이제 노조 간부 구속에 맞서 민주노총이 전술기획팀과 공대위까지 긴급 구성하며 전면에 나설 예정이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사 양측을 만났다.

"강경투쟁으로 전부 얻겠다는 발상 버려야"
[인터뷰] 한원CC 오준수 기획부장

▲ 한원 CC 오준수 기획부장
- 노조 간부 3명이 구속되었는데 회사측 최종 입장은.
"우리는 정식노조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할 것이며, 법적 지위가 다른 경기도우미는 어차피 용역사인 자치회에서 수용할 예정이므로 회사는 이들이 불이익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다."

- 민주노총측의 강경 투쟁에 회사측도 끝까지 가 보겠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노조측이 불법을 자행해 회사는 엄청난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민주노총도 일방적인 언론플레이, 과격 투쟁 등의 방식으로 전부를 얻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할 것이다."

- 민주노총측은 공권력이 회사를 비호하기 때문에 회사가 성실교섭에 나서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우리도 불만이 많다. 노동부가 조정한다며 노조 편에서 일방적으로 과잉 조정을 하고 있으며, 경찰 역시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줬더라면 회사가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다고 본다."

- 노조측은 회사가 먼저 단체 협약을 위반했다는데.
"경기도우미 용역화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추진해 왔으며, 이는 회사 경영차원 이루어 진 것으로 안다. 경기도우미는 현행 제도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해해 주기 바란다."

- 그래도 대화는 계속 해야 할텐데.
"우리도 문은 항상 열어 두고 있다. 회사 대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검토해 보겠다 했는데도 노조측에서 계속해서 시위, 농성, 영업방해를 하지 않는가. 협상은 강압적이 아니라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프장내 플래카드와 천막 농성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 권용석

"노조 실체를 인정해야"
[인터뷰] 민주노총 이상무 경기본부장

▲ 민주노총 이상무 경기본부장
- 민주노총은 회사는 물론 특히 경찰에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지난달 23일 경비용역사가 투입돼 폭력을 행사할 무렵, 출동 경찰들은 모두 방관만 했다. 폭력 현장에서 최소한 말리던가 연약한 여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자들을 전원 연행했어야 했다. 또한 용인경찰서에서는 수많은 경찰병력을 투입해 공포 분위기를 조장, 노사문제에 적극 개입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우린 절대 과잉 투쟁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북측 코스장에 들어갈 때도 전동 카트 길로 시위를 했는데 진압한다며 경찰이 그린을 훼손하고 과잉진압을 했다. 일개 사업장에 큰 마찰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것은 회사를 비호했다고 보며 이후 회사가 성실 교섭이 전무한 것이다."

- 무엇 때문에 회사측과 극과 극으로 대치하는가.
"실체를 인정해 주길 바란다. 노조는 절대로 없앨 수 없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단체교섭을 위반한 회사측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와해시키고자 하는 부당 노동행위이다.

따라서 그로 인해 파생된 민·형사 등 법적 문제들은 전형적인 노조말살 책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회사는 즉각 법적 시비는 물론, 폭력으로 인한 병원비, 일실손실금 등을 노조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강제로 내쫓았지 않는냐."

-교섭 재개를 위해 대화는 계속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문을 항상 열어 두고 있다.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다. 만나는 횟수가 문제가 아니다. 회사측이 얼마나 성실한 자세로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진지하게 대화와 타협을 원한다면 우리도 양보할 수 있다." / 권용석


관련
기사
- 한원골프장 농성 노조원들, 경찰서 밤샘 조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원한 시민기자로 남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노크합니다. 짧은 기간이긴 하나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나 영향력은 그 어떤 언론에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본인은 지난 90년부터 지역신문과 지방일간지 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도민일보 정경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그동안 사회 일반 및 행정 전문기자로 활동해 온 경험으로 귀사와 함께 지역의 이슈등에 대해 공감대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한원CC 관련 3차 공판 진행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2. 2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3. 3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