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 백악기…… 이제는 인류기?

등록 2004.08.30 15:23수정 2004.08.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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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극심해지는 인류의 환경파괴로 인해 마침내 '인류기'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제정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고 과학자들이 주장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과학포럼에서 과학자들은 인류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그 어떤 자연활동보다 더 지구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며 쥐라기, 백악기처럼 훗날 현세를 인류기(Anthropocene)라는 지질시대로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류기'라는 개념을 4년 전 처음 제안한 대기화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첸 박사는 "인류기는 그간 인간이 진화해 온 과거 지질시대와는 매우 상이하며 향후 많은 불안정성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미치는 인간 활동의 충격이 이미 화산이나 지진, 기후변화 같은 자연의 영향력과 맞먹을 정도로 커진 지 오래라고 주장하고 그 예로 아마존 열대 우림과 사하라 사막의 상관관계를 들고 있다.

a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을 향해 이동중인 사하라의 모래 먼지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을 향해 이동중인 사하라의 모래 먼지 ⓒ NASA

사하라 사막의 먼지는 기류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의 열대 우림에 도착하게 되고 풍부한 양분을 지닌 사하라의 먼지는 이곳의 식생을 풍요롭게 하는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로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고 이에 따라 사하라의 녹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이러한 관계가 언젠가는 역전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녹화가 진행된 사하라는 더 이상 과거처럼 풍부한 먼지를 보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하라 사막을 질주하는 수많은 4륜 구동 차량이 사막의 모래를 뒤엎어 놓으면서 대서양을 향해 날아가는 분진의 양을 더욱 늘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아마존의 우림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학자들은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 외에 사람들이 간과한 자연변화 중 하나가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밀도라고 지적한다. 바닷물은 대기에 비해 무려 5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어 학자들은 인류가 내뿜은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산도를 높여 해양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훗날 우리 후손들이 21세기를 살다 간 조상들을 돌아보면서 '인류기'라는 반갑지 않은 지질시대를 만들어 낸 원흉으로 지목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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