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 의원 백여명이 망월동 묘역으로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30분 참배를 하는데 24년이 걸렸다. 30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호남에서 열린 의원연수 마지막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화항쟁 묘역을 찾았다. ‘광주 가해세력’인 민정당에 뿌리를 둔 한나라당이 당의 이름을 걸고 왔다는 점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터진 날이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10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원들은 5·18 민주화 항쟁 추모탑 앞에서 헌화와 분양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전에 이미 4번 왔었다. 하지만 이번 참배는 그 동안 못 오신 분들이나 다 같이 마음을 합해서 오게 되었다는 데 뜻이 있다.”
참배를 끝내고 난 뒤, 박근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호남에서 진행된 2박 3일 의원연수에 대해 "가는 곳마다 주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5·18 사진자료 전시관과 묘역을 두루 살피며, 안내원이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사연을 설명할 때마다 시종일관 “예, 예”라며 긴 말 없이 차분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 연찬회 일정을 기획한 김덕룡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뜻을 함께 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며 애초 영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광주참배가 성사된 것에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참배식에는 ‘시기상조’를 내세우며 반대의사를 밝힌 안택수 의원과 대구에서 내리 5선을 한 강재섭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김용갑, 정형근, 이상배 등 일부 영남 중진의원들은 불참했고 이방호 의원은 의원연수에는 참여했지만 참배에는 빠졌다.
안택수 의원은 "애초 내 뜻이 잘못 전달되었다“며 반대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한 해명과 함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자세로 다가서야지, 이벤트식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섭 의원은 “4번째 오는 것”이라며 “5.18은 우리나라 역사발전의 큰 고통이 되는 사건으로, 망월동 묘역은 영호남이 진심으로 이해하고 화합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장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