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 다랑이논, 억척스럽게 가꾼 다랑이논은 남해사람들의 위대한 산물이며 얼굴이다김정봉
물건리 방조어부림, 지족리 죽방렴 그리고 가천의 다랑이논은 마을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고 동고동락한 삶의 뿌리요, 밑천이다. 모두 자연을 거역하지 않은 채 자연 있는 그대로에다 인공의 힘을 더해 만들어낸 위대한 인간의 산물이다.
물건리 방조어부림
조금 평평하다 싶으면 해수욕장이나 조그만 포구가 있고 그 근처에는 여지없이 마을이 들어서 있다. 심하게 비탈진 곳도 마다하지 않고 바위에 붙은 굴처럼 집을 지어 마을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바다와 마을을 경계지으며 마을을 보호하는 마을 숲을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전형적인 남해섬 해안의 풍경이다.
우리는 마을이 만들어지면 마을 입구에 나무를 심기도 하고 나무나 숲을 정하여 마을의 신으로 모셨다. 물건리의 방조어부림은 남해에서 볼 수 있는 해안 숲 가운데 가장 크고 울창하며 신앙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대표적인 마을 숲이다.
1.5km의 길이에 7000평의 넓이, 거기에 느티나무·팽나무·푸조나무·이팝나무·모감주나무 등 만여 그루의 나무가 빼곡이 들어차 있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곡선의 녹색 띠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