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츠빌 감옥박물관 전경. 앞에 있는 탑은 텍사스주 법무 교정국에서 일한 직원들을 기리는 탑이다.홍은택
이렇게 해서는 모두 323명이 처형당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는 76년 대법원이 사형을 다시 허용한 이후 미국에서 모두 918명이 처형당한 것에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텍사스 주의 사형 집행 건수가 미국 전체의 35%에 이른다. 지난번에 썼듯이 텍사스인들은 정말 터프하다. 뿐만 아니다. 85년 이후 텍사스에서 18세 이하 청소년도 13명이나 처형당했다. 그 기간 미국 전체에서 사형당한 청소년이 22명이었으니까 이 부문에서는 텍사스 주 한 곳이 59%를 차지한다. 청소년 사형 집행의 위헌성 여부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그 사형을 집행하는 곳이 바로 헌츠빌에 있는 교도소에 있다. 헌츠빌은 세계의 사형 집행의 수도(World Capital of capital punishment)라고 불리운다. 서방선진국에서 사형집행이 남아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사형활동이 가장 ‘왕성’한 곳에 와 있는 것이다.
“사형 집행의 수도라고 불리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디선가는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당신이 사는 곳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떤가.”
“나는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8세 이하의 청소년도 사형시켜야 하는가.”
“그렇다. 17세든, 50세든 누구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로이 버크헤드(Roy Birkhead). 휴스턴에서 학교 교장을 지내다 은퇴해 헌츠빌에 산다. 감옥박물관에서 만난 버크헤드는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하면서 “사실 사형집행은 헌츠빌과 관계가 없다. 주에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덕분에 헌츠빌의 실업률은 낮고 살기가 좋다”고 말했다.
헌츠빌의 실업률은 2%로 이례적으로 낮다. 인구 3만5천명 중 4분의 1 정도가 교도소에서 일한다. 그러니 헌츠빌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강력한 처벌에 대한 신념을 듣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박물관에는 교도관 모집 전단이 쌓여있다. 18세 이상이고 고교졸업장이 있으며 미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으면 기본적인 교도관 자격이 발생한다. 그리고 6주간 훈련과정과 2주간 실습과정을 거쳐 정식 교도관이 된다. 첫 월급은 1716달러(200만원). 8년쯤 일하면 2589달러(300만원) 정도 받는다. 한 가족을 꾸리기에는 빠듯한 보수다.
남북전쟁이후 첫 여성 사형 집행
최근에 가장 논란이 된 사형 집행은 칼라 파예 터커(Karla Faye Tucker)였다. 그녀는 텍사스 주에서 남북전쟁 이후 최초로 처형된 백인 여성 사형수였다. 창녀인 엄마 밑에 태어나 8살 때 이미 마약을 했고 14살에 자신도 창녀가 됐다. 어느 날 남자친구랑 마약에 취해 두 명을 곡괭이로 살해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녀의 인생은 14년간의 옥중생활에서 극적으로 바뀐다. 기독교에 귀의, 독방에서 찬송가를 불렀다. 그녀의 놀라운 신앙심에 반한 동료들(음, 그러니까 사형수들), 교도관들, 목사들, 그녀가 살해한 여자의 가족까지 나서서 그녀가 진심으로 회개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예쁘고 사진까지 잘 받았다. 그리고 미국 사형제도의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포스터의 주인공이 됐다. 국제사면위원회가 뜨고 보수 기독교단체인 기독 연합(Christian Coalition)의 창립자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도 구명운동에 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