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반대 위한 화순 농민대회 열렸다

화순농민은 마음이 아프고 군수는 몸이 아파

등록 2004.09.11 17:22수정 2004.09.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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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화순군 각 면에서 모여 군청앞에 모인 2000여 화순농민회 회원들

화순군 각 면에서 모여 군청앞에 모인 2000여 화순농민회 회원들 ⓒ 박미경

10일 오후 1시 군청앞 광장(주차장)에서 정부의 쌀 개방정책과 수매제 폐지를 반대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는 화순군 농민 대회가 열렸다.


식전행사와 본행사로 나뉘어 진행된 농민대회는 화순군내에서 2000여 명의 농민이 참석해 쌀개방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본행사는 박종섭 쌀대책위원장의 대회사, 전교조 화순지회 배용호 회장의 연대사, 조영길 의장의 격려사와 ‘메기’로 수해를 입은 도곡면 평리 홍은주 이장의 수해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또 농민회가 미리 제출한 쌀정책에 대한 4개 항목의 질문에 대해 화순군수가 답변할 예정이었으나 부군수가 대신 나오는 바람에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분노를 터뜨리며 과격한 행동을 보여 사실상 집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식전행사에서 구정철 전농전남도연맹 부의장은 농민과 나라의 뿌리인 쌀이 개방되려 한다면서 쌀문제는 정부의 책임이며 공무원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한 농업의 미래는 없다며 개탄했다.

또 도곡면 홍은주 이장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엄청난 피해에 재기할 희망을 잃고 있다며 농민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게 화순군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해 줄것과 재해보상금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이어 농민회의 질의에 대한 군수의 답변을 들을 예정이었으나 부군수가 대신나오자 농민들이 단상을 부수고 각목을 휘두르는 등 소요가 일어났고 광장에 모인 2000여 농민들은 “군수 나와”를 외치며 일대 소란을 벌였다.

춘양면에서 쌀농사를 짓는다는 한 여성은 지금 농촌에는 70~80세 드신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논으로 밭으로 나와 일하고 있고 지금도 이 자리에 나왔는데 젊은 군수가 몸이 아프다고 나오지 않는다는 건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현재 중국산 80kg 한가마의 가격이 3만5천원이고 국내산 가격이 16~17만원인데 정부에서 나서지 않으면 무슨 수로 농민들이 살아날 수 있겠냐며 대책을 호소했다.

농민회 회원들은 30여분을 기다려도 군수가 나오지 않자 군수를 만나기 위해 오후 3시 50분경 군청광장으로 진입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50여 명의 전의경들이 청사앞에 배치되면서 현장은 긴장이 감돌았다. 농민들은 화순군과 질서를 지킬 것을 약속하고 군청광장에서 군수를 만날 수 있었다.

a 농민들의 군청진입을 막기위해 청사앞에 배치된 전의경들

농민들의 군청진입을 막기위해 청사앞에 배치된 전의경들 ⓒ 박미경


농민들은 한 시간여를 기다려 이영남 군수를 만나고 쌀개방반대 국민투표에 붙이는 문제와 수곡수매 폐지에 대한 군의 입장, 수매잔량에 대한 군의 정책, 재해지역선포를 위한 군의 노력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이영남 군수는 자신도 농민의 딸이라 농민의 아픔을 잘 안다며 태풍피해 농민들을 위로하고 수해복구를 위한 각 사회단체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농민들의 아픔을 덜어주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 군청광장에서 농민회원들에게 답변하고 있는 이영남 화순군수

군청광장에서 농민회원들에게 답변하고 있는 이영남 화순군수 ⓒ 박미경


또 농민회의 질문에 대해 농업분야 예산에 매년 30억씩 증액편성하겠으며, 재해피해기준단가를 현실화 해 달라고 중앙에 건의했고, 수매잔량 예산을 늘려 전량 수배토록 하겠으며, 쌀 판매를 위해 부산을 다녀오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역사에 남는 여성군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도록 군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10여 분간의 군수의 답변이 끝난뒤 농민회 회원들은 오후 5시경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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