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새 문화코드는 ‘파티’

단순 유희 탈피 … 정보공유, 인적네트워크 구축

등록 2004.09.20 10:17수정 2004.09.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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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파티 장면.

파티 장면. ⓒ 임종수

서울에 이어 부산지역 젊은이들 사이에도 요즘 파티가 새로운 ‘문화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파티는 단순히 유희를 즐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 공유와 함께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는 것이 기존의 파티와는 개념이 다르다.

지난 17일 오후 8시 30분 수영구 민락동 테마공원 미월드 내 패밀리레스토랑 미스터 비노(Mr. Vino). 코앞에는 휘황찬란한 광안대교의 야간 조명이 테라스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미스터 비노에는 정장차림을 한 세련된 젊은이들이 들어선다. 이윽고 재즈 음악이 흐르자 젊은이들은 자연스럽게 와인 잔을 들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부산지역의 파티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클럽휴가 두 번째 와인파티로 마련했다. ‘감성(Emotion)'을 주제로 한 이날 파티에는 클럽휴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파티가 진행되는 4시간동안 재즈 공연, 벨리댄스 공연 등이 펼쳐졌고, 회원들은 와인을 즐기면서 흥겨운 대화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같은 파티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20, 30대 젊은이들이다. 부산지역의 여러 기업에서 마케팅이나 홍보·기획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이른바 이 시대의 트렌드를 창조해가는 그룹들인 것이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한 참석자는 “스탠딩파티는 사교에 있어 아주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테이블에 죽 앉아 먼 곳에 있는 사람과는 한 마디 할 기회도 없는, 그런 회식문화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파티는 아주 긍정적인 대안”이라며 새로운 사람들과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으로 파티가 유용하다고 말했다.

a 파티의 한 장면.

파티의 한 장면. ⓒ 임종수

또 다른 참석자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사람들과 주로 대화를 한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는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며 “하지만 파티에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서로 뜻이 맞으면 술 한 잔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파티문화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곳은 클럽휴를 비롯하여 두세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알찬 파티를 위해 철저히 회원제를 고집하고 있다. 엄격한 신원 확인은 물론 가입 전에 인터뷰도 갖는다. 인적 네트워크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 목적이다.

배은진 클럽휴 기획홍보팀장은 “파티라는 것은 상류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박한 만남의 장으로 새롭게 정착해 가고 있다”면서 “특히 혈연, 지연 등에 얽매이는 한국적인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파티를 통해 극복하고,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요즘 젊은 전문가집단이 파티에 빠져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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