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시민사회, 반미 성명-집회 잇따라

[현장] 패트리어트 광주배치 이슈 부상...200여명 반대집회

등록 2004.09.18 22:26수정 2004.09.2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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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리역 앞에서 열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반대 시도민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참석자 200여명이 광주공항 공군부대 앞에서 미사일 부대 배치 계획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 대열을 막아선 경찰 뒤 편에서 주한미군 배치를 찬성하는 주민들도 "시위대 물러가라"며 집회를 갖기도했다.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리역 앞에서 열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반대 시도민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참석자 200여명이 광주공항 공군부대 앞에서 미사일 부대 배치 계획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 대열을 막아선 경찰 뒤 편에서 주한미군 배치를 찬성하는 주민들도 "시위대 물러가라"며 집회를 갖기도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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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4월 한미연합사가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 추진 중인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주한미군 광주공항 배치'가 광주지역 사회의 이슈로 부상하면서 한 동안 잠잠했던 '반미' 집회와 성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기류는 패트리어트 광주배치와 함께 반미운동의 상징적인 대상이었던 '광주 미문화원' 폐쇄 이후 8년여만에 17일 '아메리칸 코너'가 개소한데 대한 시민사회의 반응때문이다.

17일 패트리어트 배치반대 결의대회

광주전남지역 11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공항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반대 광주전남공동대책위(이하 반대대책위)'는 18일 오후 3시 30분부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반대 시도민 결의대회'를 갖고 배치 계획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김병균 반대대책위 상임대표는 "평화롭고 생명력이 넘치는 자주와 평화 국가를 이루어야 할 시점에 한반도는 전쟁의 기운이 무겁게 깔리고 있다"면서 "최근 미군 전투기가 나주시 상공을 지날 때면 전쟁이라도 난듯 지축이 흔들린다. 날마다 소음에 시달리는 광산 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임대표는 "그런데 또 다시 주한미군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광주공항에 배치하려 한다. 광주시민이 똘똘 뭉쳐서 막아낼 것을 결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이옥순(39·광산구 월곡동 영천마을)씨는 자유발언에 나서 "(전투)비행기가 지날 때면 너무 시끄러워 세살 먹은 우리 아이가 귀를 막는다"면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되자는 말을 하고 싶다"며 미사일 배치 반대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재동(광산구 평동) 할아버지는 "70년 동안 농사지으면서 살아왔는데 미국은 미사일같은 무기와 농산물 다 수입하라고 하면 어떻게 살겠느냐"면서 "그럴려면 대통령부터 수입하자"고 참여정부에 불만을 터트렸다.

국강현 반대대책위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미군들이 들어오면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있는 공군비행장을 몰아내고 그 곳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낙평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광주지역 6명의 국회의원들은 형식적으로 국방장관 면담을 했을 뿐이고 광산구청장 역시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반대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80년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이 살아있는 평화와 민주, 인권의 도시 광주에 전쟁을 부추기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가 배치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사일 부대배치를 결사 반대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아메리칸 코너' 폐쇄 요구 목소리도

a 집회 참석자들이 '패트리어트 배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근 한미연합사령부의 '패트리어트 광주배치' 계획이 광주지역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8년여만에 '광주 아메리칸 코너'가 개소해 '반미'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다.

집회 참석자들이 '패트리어트 배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근 한미연합사령부의 '패트리어트 광주배치' 계획이 광주지역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8년여만에 '광주 아메리칸 코너'가 개소해 '반미'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어 "전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미군부대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든지 범죄의 소굴로 살인자, 강간범들의 은신처로 지탄받아왔다"며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미군부대가 국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아무데나 제멋대로 들어온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부대 결사반대한다", "시도민 의사 무시한 일방적인 미군부대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패트리어트 미군부대가 배치될 공군부대 앞까지 행진을 했다.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광주전남통일연대'는 '아메리칸 코너' 개소와 관련 "80년 5월 당시 군사작전권을 쥐고 있으면서 5·18 학살을 주도했던 미국이 진상규명은 커녕 사과 한마디 없이 광주에 다시 입성한 것에 분노한다"면서 "5·18 진상을 밝히고 광주시민에게 사과부터하라"고 반발했다.

이어 "아메리칸 코너와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를 즉각 철수하라"며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면 광주가 왜 광주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학살만행 진상규명 광주전남본부는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 일행이 지난 16일 국립5·18 묘지를 참배한 것에 대해 "5·18 학살을 배후 지원한 미국 대사가 5·18 묘역을 참배한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18일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공항 공군부대 앞에서도 집회를 갖고, '패트리어트 광주배치 반대'와 평화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군부대 철조망 너머로 날려보내는 것으로 결의대회 일정을 마쳤다.

반대대책위는 오는 10월 1일 패트리어트 부대 배치를 위한 선발대의 광주 도착에 맞춰, 9월 30일 오후부터 공군부대 앞에서 철야 천막농성 등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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