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이게 무엇일까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껍질을 벗겨 말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렇게 말린 한지 껍질을 삶고 가공해서 만든 한지의 수명이 천 년을 넘는다니 참 대단하지요.
어린 시절 닥나무는 껍질이 질기고 단단해서 팽이채를 만들면 최고였습니다. 겨울철 닥나무를 꺾어 만든 팽이채와 팽이만 있으면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변할 때까지 얼어붙은 논바닥 위에서 놀았습니다.
닥나무 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한지 중에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본 것이 문에 바르던 창호지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어머니가 시장에 가서 창호지를 사오십니다. 오랫동안 사용해서 누렇게 변하고 때에 찌든 창호지를 벗겨내고 새로 사온 창호지를 문에 바릅니다.
할머니가 따오신 코스모스 꾳잎을 예쁘게 붙여 장식을 하기도 했지요. 새 창호지를 붙인 문을 달고 방안에 들어가면 방안이 대낮처럼 환해졌습니다.
요즘 문화 축제의 핵심은 체험입니다. 지난 19일까지 열린 원주 한지문화제2004에서도 한지를 만드는 과정 뿐만 아니라 한지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엄마, 아빠 손잡고 찾아온 꼬마들이 다양한 체험 행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꼬마 손님들은 한지를 이용해서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보며 즐거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