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컵라면에서 애벌레 나와

콘플레이크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오마이뉴스>의 제보기사가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라면제조회사인 N사의 컵라면에서도 다량의 애벌레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장아무개씨는 "지난달 30일경 N사의 컵라면에 물을 부은 뒤 조리해 먹기 위해 다시 뚜껑을 열자 20여마리의 애벌레가 나왔다"고 <오마이뉴스>에 제보해왔다.

장씨는 "당시 제조사의 고객센터로 항의하였으며 집으로 찾아온 제조사의 직원으로부터 '애벌레가 나온 것은 실수'이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증거물인 컵라면을 비닐로 밀봉해서 20여일이나 냉장고에 보관해 오다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제보를 해왔다.

장씨는 "이 사건 직후 해외출장을 다녀왔기 때문에 뒤늦게 제보했다"면서 "처음부터 사실을 언론에 알려 많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수억원 줘도 소비자의 권리는 팔 수 없다"

장씨는 또 "그동안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직원들이 찾아와 없던 일로 해 줄 것을 종용해 왔다"며 "지난 21일에는 일산의 집근처로 찾아온 N사의 북부영업소장 정모씨가 '20만원을 보상하겠다'는 것을 거절했다, 소비자의 권리를 돈으로 사겠다는 처사에 더욱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씨는 "이 자리에서 영엉소장 정모씨가 보상금액과 관련해 회사의 품의를 얻었음을 밝혔다"며 "회사 차원의 의도적인 무마책이라는 것이 더욱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당시 이러한 보상 제의와 함께 컵라면과 촬영한 사진의 수거를 요구했다"며 "수억원을 줘도 소비자의 권리를 팔 수는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 정모 소장은 "20만원을 보상금으로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으나, 회사 차원의 대응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빨리 해결하고자 했던 일"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회사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조과정 이상없다" 해명 - "일만 터지면 유통과정 들먹이나"

이와 관련 제조사인 N사 측은 23일 오전 <오마이뉴스>측으로 보내온 해명서를 통해 "지난달 30일 장씨의 불만을 접수한 사실이 있으며 해당 지점의 직원을 보내 확인한 결과 컵라면의 내용물이 죽이된 상태에서 애벌레가 상층에 놓여 있었다"고 밝혔다.

N사측은 또 "현재까지 소비자와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모든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N사측은 "제조공정에서 벌레 성충의 혼입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용기의 재질로 볼 때 정상적인 제품에는 벌레가 침공할 수 없다"면서 "몇 단계의 유통과정 중에 핀롤현상(찢김, 파손, 찌그러짐)에 의한 것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용물과 용기의 제조과정에서의 하자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보자 장씨는 "처음 찾아왔던 지점 직원은 제조상의 문제임을 인정했다"며 "구입 당시에 제품이 파손되거나 포장에 이상이 있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씨는 "일만 터지면 유통과정의 문제를 들먹이는 기업이 과연 개선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안일한 식품제조사의 도덕불감증을 질타했다.

제조회사의 의지가 관건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박경희 팀장은 "식품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제조사들의 자체 보상으로 무마되거나, 소비자들의 소극적 대응으로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하려 해도 라면류 식품의 특성상 증거를 확보하고 보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고, 여기에서 항상 증거물의 개봉 시기가 논란이 되고 있어, 사실과 원인을 입증하기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제조사들도 개인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는 등 사실 무마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어 건전한 소비자를 화나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제조회사 스스로 원인을 규명하려는 의지와 문제를 개선해 가려는 태도가 해결의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부 소비자들 가운데는 이러한 문제를 이용해 제조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예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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