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철거(03.12)김준
물을 볼 줄 알아야
고기를 잡는 일이 모두 그렇지만 개막이도 물때를 잘 맞춰야 실한 고기를 잡을 수 있다.
개막이를 하기는 물이 살아 있는 것보다는 죽어있는 것이 더 좋다. 그래서 물때가 '사리'보다는 '조금'이 더 좋아, 두 물부터 다섯 물까지 물을 볼 수 있다(개막이를 할 수 있다). 태풍 등 기상이변이 없다면, 한 사리에 일주일은 개막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에 보름 정도는 그물을 칠 수 있다.
운이 좋은 날은 하루에 아침물때, 오후물때 '두 물'(2회 그물을 턴다)을 볼 수도 있다. 많은 경우 개막이는 아침물때를 보는데, 아침에 들물일 경우에는 오후에 그물을 털어야 한다.
아침물때에는 새우 등이 드는 경우가 많지만, 오후 물때에는 잡어들이 주로 잡힌다. 주로 잡히는 고기들은 보리새우, 대하, 꼴뚜기, 밴댕이, 전어, 숭어, 망둥어 등인데, 아침물때에 들어온 고기들이 시장성이 있다.
이렇게 잡은 고기들은 많은 경우 젓갈용으로 이용되고, 일부는 시장에 판매한다. 무안 구로리에서 잡힌 고기들은 무안읍으로 가지고 가서 개별 판매하며, 보리새우 등 횟감으로 값이 나가는 것들은 수집상이 와서 걷어간다.
개막이는 봄철과 가을철로 나누어서 두 철 동안 이루어진다. 봄철은 숭어가 주어종이라면, 가을에는 보리새우가 돈이 된다. 지난 9월 5일 구로 앞 개막이 그물로 잡은 고기들이다.
"숭어, 농어, 운저리, 전어, 돔, 꽁치, 보리새우, 바다장어, 삼식이,
요것 전어새끼 젓 담아서 겨울에 먹죠. 대미젓이라고, 이것도 젓 담고 배드락
숭어는 쌀무치 모치 참둥어 묵시리 댕가리 숭어 그래요. 크기에 따라.
농어새끼를 껄떡이라고 해, 농어새끼는 구워먹거나 찌개 해 먹죠
이것은 오늘 처음 물 본 것이요. 이것은 싹시라고 죽은 고기를 붙어서 파묵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