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반미집회 5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록 2004.10.12 22:02수정 2004.10.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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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2일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 5주년 기념 문화제가 열렸다.

12일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 5주년 기념 문화제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지난 99년 10월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는 노근리 양민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집회가 열렸다. 미 대사관 반미연대집회의 출발.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2일 오후 2시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는 이를 기리는 기념문화제가 열렸다.

이날로 61차를 맞은 반대연대집회가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여중생 사망사건, 이라크 전쟁 반대, 용산협정 반대 등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인해 주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반미연대집회는 치열하게 항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에 의해 수차례 연행되고 구금되는 등 고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02년 4월에는 참가 여성노동자가 구로경찰서에서 알몸수색을 당하고, 같은 해 5월에는 수녀 2명이 알몸수색을 요구받는 등 인권 침해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문화제 참석자들은 "미 대사관과 경찰서 앞에서 지샜던 수많은 낮과 밤들을 떠올리며 그 때 시켜먹었던 자장면을 준비했다"며 행사장 한켠에 불어터진 '눈물의 자장면'을 시켜놓기도 했다.

a 그 동안 반미연대집회를 주도해왔던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은 이날로 해소식을 갖고 향후 정세변화에 따른 투쟁 활동 계획을 밝혔다.

그 동안 반미연대집회를 주도해왔던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은 이날로 해소식을 갖고 향후 정세변화에 따른 투쟁 활동 계획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광화문 미 대사관 앞은 반미의 성지"

a 기념사에 나선 문정현 신부

기념사에 나선 문정현 신부 ⓒ 오마이뉴스 김태형

기념사에 나선 문정현 신부는 "이 자리는 바로 반미의 성지"라고 감회를 밝혔다.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 상임대표이기도 한 문 신부는 "그동안 탄압을 무릅쓰고 싸워온 덕분에 이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의식이 널리 확산될 수 있었다"고 활동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문 신부는 "자주 위에 평화·통일·민주가 있다"며 "이 자리에 자주를 원하는 10만 국민이 모여 뜻을 모으는 힘을 기르는 게 바로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오두희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김종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등 그동안 반미연대집회를 이끌어 왔던 활동가들이 참석해 지난 5년간의 경과보고와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4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돼 그동안 반미연대집회를 이끌어왔던 국민행동은 이날로 해소됐다. 앞으로 국민행동은 ▲주한미군의 동북아 지역군화 저지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불평등한 한미협약 개폐 ▲용산기지 및 미2사단 평택 이전 저지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한국군 파병 반대 등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김종일 사무처장은 "반미를 외치는 것 자체가 금기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부당한 한미관계의 문제점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변했다"며 "미국에 대한 예속과 종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향후 활동 목표를 밝혔다.

별음자리표, 노래패 '우리나라' 공연 등이 이어진 이날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은 "양키 고 홈, 자이툰 컴백 홈"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부는 조만간 국회에 이라크 파병기간 연장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a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에 유학중인 러시아 학생들이 참석해 이라크 전쟁 반대 목소리를 담았다.

이날 문화제에는 한국에 유학중인 러시아 학생들이 참석해 이라크 전쟁 반대 목소리를 담았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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