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회 대신 독서 축제로 '책 읽는 학교'

서산초등학교, 교내 독서 축제 열어

등록 2004.10.24 00:22수정 2004.10.24 17:56
0
원고료로 응원
"아이들은 어른들의 장난감이 아닙니다. 장난감은 싫증나면 버려도 그만이지만 어른들끼리 싸우고 버려지는 아이들은 어떡하나요."

행사 마지막 날인 23일 부모의 이혼 문제를 다룬 책 '따로따로 행복하게'를 읽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토론하는 시간.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참아야 한다는 의견과 부모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부모의 이혼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한 학생이 온몸으로 절규, 학부모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정보관에서 상영된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다룬 영화 <아홉살 내 인생>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관람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충남 서산시 서산초등학교(교장 김형순)에서 '친구들아 함께 책읽자'라는 주제로 '2004 교내 독서축제'가 18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열렸다.

정보실과 자료실, 연구실을 지나는 긴 복도에는 학생들이 만든 형형색색 온갖 쪽지와 책 속의 내용을 판지와 색종이로 꾸민 수백개의 조형물이 한 쪽 벽을 가득 메웠다.
정보실과 자료실, 연구실을 지나는 긴 복도에는 학생들이 만든 형형색색 온갖 쪽지와 책 속의 내용을 판지와 색종이로 꾸민 수백개의 조형물이 한 쪽 벽을 가득 메웠다.안서순
정보실과 자료실, 연구실을 지나는 긴 복도에는 학생들이 만든 형형색색 온갖 쪽지와 책 속의 내용을 판지와 색종이로 꾸민 수백개의 조형물이 한 쪽 벽을 가득 메웠다.

바로 독서활동 전시회장이다. 온갖 색상의 쪽지와 동화 속 나라를 연상시키는 미니 세상은 학생들이 책을 읽고 스스로 책 속의 주인공이 돼 표현한 것이다.

5일간 계속된 이 행사는 매일 독서활동 전시회와 독서퀴즈대회. 책으로 꾸미는 활동, 영어로 듣는 동화, 동화 읽어주는 시간, 책과 함께 체험하는 활동, 가족영화상영과 학생,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는 시간 등으로 꾸몄다.


'영어로 듣는 동화'는 한서대학교 함정현(교육학과) 교수가 들려줬다. 한서대는 초등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영어도서 3000권도 이 학교에 장기 무료 임대해 주는 등 독서 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형순 교장은 "보여주기 위한 학예회를 대신해 다양한 도서활동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책 읽는 학교문화를 조성키 위해 이 독서축제 행사를 열게 됐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학생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풍토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6학년 3반 나윤주 학생은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으면서 정작 책읽기는 게을리하지만 학교에서 책 읽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책을 안 읽고는 못 배기게 될 것"이라며 독서축제를 반겼다.

5일째인 23일에는 '올해의 책 읽는 가족', '도서관 우수 이용자', '독서행사 우수아' 등에 대한 시상식도 가졌다.

김 교장은 "이 행사를 매년 개최해 학생들의 독서문화 풍토가 정착되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3. 3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4. 4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5. 5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