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식
성년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엄숙하고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성년식의 절정은 만 24시간 동안 정화 움막에 들어가 침묵과 명상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한 모금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으며 자기 인생을 돌아봅니다.
명상을 하다가 졸리면 억지로 잠을 쫒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처럼 밤이라고 해서 잠자는 것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이 정화 움막에는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고 요강 하나가 유일한 생존 수단이었습니다.
이 정화 움막 얘기를 듣자 저는 '아바타 프로그램'의 창시자 해리 팔머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창조학>이라는 저서에서 '한계 없는 의식(awareness without limit)'을 경험하고 창조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고 술회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 없는 의식을 체험한 곳이 바로 이 정화 움막과도 같은 '감각차단탱크(Sensory deprivation tank)'였습니다. 해리 팔머가 얘기하는 '창조의 세계'는 곧 '내 뜻대로 살기'로 '뜻한 대로 다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십여년 전 두 차례에 걸쳐 아바타 수련을 하면서 제 뜻을 세웠습니다.
24시간 동안 모든 정보로부터 스스로를 차단시킨 채 그들이 집중했던 주제는 세가지였다고 합니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둘째, 나는 어디서 왔는가.
셋째,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정화 움막에서 나온 이들을 맞이하는 '꽃의 축복'과 '차 공양'도 참 감동스러웠습니다. 특히 여학생에 대한 '꽃의 축복'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여인의 모든 이들의 축복을 받았고 또 모든 이들을 축복했습니다. 인류의 어머니로서 여성을 받드는 의식이 오랫동안 진행됐습니다.
교장과 학부모, 친구들이 차례로 올리는 성년 축복의 말씀은 거룩하기까지 했습니다.
축복의 노래
옛날, 아주 먼 옛날
대지 위에 동물들과 식물들과 나무들과 바위들만 있을 때
하늘은 여인의 가슴을 가진 신령을 보내 주시었다.
여인의 가슴을 가진 신령은 산과 들을 헤매며
삶의 지혜와 예지를 찾았고
동물들의 맛을 일일이 모아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별하였으니
그때부터 심고 기르고 가꾸는 것이 시작되었다.
......... (중략) .......
여인의 가슴을 가진 신령의 이름은
사랑과 평화였다.
.......... 이윽고 여인의 가슴을 가진 신령이 이 세상에 온 뒤에야
세상은 균형과 평화가 가득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서로 공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