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의 한 장면(효석문학관 전시)박도
그 옛날 장날 풍경은 찾아볼 수도 없다
횡성군과 평창군은 군계(郡界)가 서로 맞닿은 이웃이다. 이곳 안흥으로 내려온 후 이효석의 고향 평창 봉평을 메밀꽃이 한창 필 때에 간다고 미루어 오다가 그만 때를 놓쳐버렸다. 가을걷이가 다 끝난 썰렁한 계절,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가 불쑥 봉평마을이 떠올라 장날이 언제인가 물었더니 2, 7일이라고 했다.
그날을 맞추기도, 기다리기도 쉽지 않고 지루해서 마음먹은 길에 이웃마을로 점심 먹으러 가는 기분으로 나섰다. 아직도 무면허인 처지라 아내 차를 빌려 탔다. 집을 떠난 지 30여 분만에 ‘한국문학의 가장 뛰어난 메밀꽃 필 무렵의 고장’이라고 새긴 장승과 솟대가 늘어선 봉평장터 들머리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