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건강 유지 수단 '안마'

부유층은 개인 안마사 고용하기도...최근 자질 부족한 안마사 양산으로 '골치'

등록 2004.11.19 11:20수정 2004.1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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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하나는 차(茶)다. 그들은 물보다 차를 더 즐겨 마신다. 거리 곳곳에 있는 찻집과 차병을 들고 다니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른 아침에 공원이나 광장에 모여 하는 태극권을 비롯한 다양한 체조다. 터가 조금 넓은 곳이면 어김없이 몇 사람이 모여 체조하는 모습을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안마'다. 안마하면 우리에게 다소 부정적이지만 중국에서는 상류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안마사를 따로 고용해 매일 안마로 피로를 푼다고 한다.

a 아파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안마방

아파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안마방 ⓒ 정호갑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지만 중국에서는 너무나 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족료(足療), 말 그대로 하면 발 치료다. 아파트 건물 한 동에 거의 하나씩 족료보건(足療保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 단체 여행 상품으로 발 안마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말은 족료보건으로 되어 있지만 그 곳에 가보면 발 안마와 전신 안마로 나뉘어 있다. 발 안마는 1시간에 보통 38위안 하는데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모든 신경계가 발에 이어 있으므로 그 반사점을 자극하여 뭉쳐 있는 곳을 풀어 주면 피로가 풀린다는 것이다.

먼저 발을 10분 가량 뜨거운 물 속에 담근다. 그 물에는 약초 주머니가 있지만 그 약이 주는 특별한 효과는 없고 단지 약초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일 뿐이라 한다. 발을 담그고 있는 동안 가볍게 어깨와 목을 주물러 준다.

그리고 발에 크림이나 오일을 발라 반사점을 찾아 발 구석구석을 아무런 기구 없이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그러므로 발 안마사의 경력은 손가락의 굳은살을 보면 곧 알 수 있다. 3년 이상 발안마를 한 사람들을 보면 오른손 둘째나 셋째 손가락 가운데 마디에 굳은살이 많이 배겨 있다.


전신 안마는 보건과 치료로 나눈다. 보건 안마는 말 그대로 운동이나 과로로 지친 몸을 풀어 주는 것이며, 치료 안마는 좋지 않은 몸 부위를 안마해 낫게 하는 것이다. 보건은 한 시간에 48위안, 치료는 한 시간에 68위안 전후가 보통이다.

치료 안마는 목과 어깨에 근육이 뭉쳐 있거나,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받는다. 갑자기 허리가 삐끗한 경우에는 두서 번만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하는 일 때문에 목이나 어깨가 뭉쳐 있는 경우도 꾸준히 안마를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a 전신 안마하는 모습

전신 안마하는 모습 ⓒ 정호갑

안마의 원리는 경락을 눌러 혈류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몸 스스로 면역력과 저항력을 기르는 데 있다고 한다. 문제가 있는 곳을 꾸준히 안마하면 막힌 기가 소통하게 되어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발 안마하는 사람과 전신 안마하는 사람은 등급에 차이가 있다. 전신 안마하는 사람은 발 안마를 할 수 있어도 발 안마하는 사람은 전신 안마를 하지 못한다. 전신 안마하는 사람에게 발 안마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물으니 발 안마는 반사점을 자극하여 치료하는 것이고 전신 안마는 문제가 있는 곳을 찾아 자극하여 치료를 하니 당연히 전신 안마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곧 멀고 가까운 곳을 자극할 때 당연히 가까운 곳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마가 변질되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다. 19년 동안 오직 안마 기술을 익히기에 힘쓴 이 아무개씨는 안마가 잘못 흘러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오랫동안 이어 온 이 좋은 기술들이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방과 치료 그리고 쌓인 피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남녀가 은밀히 만나는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불법 영업이 독버섯처럼 번져가고 있어 중국 정부도 이를 적발하면 곧바로 영업을 정지시키고 있다.

또 인체를 제대로 알아야 안마를 할 수 있는데, 학원에서 기껏 두세 달 배운 후 바로 현장에서 일해 안마의 질 저하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신경이나 경락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손에 힘만 넣어 안마를 하기에 안마를 받고도 그 효과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좋은 안마사를 찾는 것은 실로 어렵다. 정확한 경락을 짚으며 성심껏 치료하는 안마사는 그리 흔하지 않다. 몸이 좋지 않아 여러 곳에서 안마를 받다가 우연찮게 이 아무개씨를 만나 몸이 좋지 않을 때면 그 분에게 안마를 받고 있다. 그 분에게 안마를 받고 나면 받을 땐 꽤 힘이 들지만 받고 나면 시원하고 몸이 가벼운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안마가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몸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좋으므로 갑작스러운 근육 뭉침이나 낯선 땅에서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긴장은 빨리 풀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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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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