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경 목사의 '농사와 건강' 강의 모습.전희식
날씨는 따스했고 사람들은 편했다. 진행은 짜임새가 있었고 흙살림연구소 이태근 선생과 시골교회 임낙경 목사의 강연도 훌륭했다. 지역별 장기자랑도 흥겨웠고 뒤풀이 잔치는 새벽 다섯 시까지 이어졌다. 흙을 묻히며 사는 사람들은 놀기도 잘 놀았고 재주도 많았다. 덩실덩실 춤도 잘 추었고 민요도 잘 불렀다. 누구나 장구채를 잡았고 북을 쳤다.
부모 따라 온 초등학생 하나는 즉석에서 이날 잔치를 소재로 한 가사바꿈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귀농을 선택한 사람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너른 들판보다 산골짜기 버려진 땅에 뿌리내리는 사람들. 다 떠나버린 농촌으로 돌아와 무너진 집을 일으켜 세우고 허물어진 논둑을 다시 쌓는 사람들. 흙을 살리고, 공기를 살리고, 물을 살리는 생명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다.
자기가 지은 농사로 떡을 한 시루 해 온 사람. 자기 동네 막걸리가 맛있다고 몇 통 가져 온 사람. 자연 소재로 곱게 물들인 옷을 지어 온 사람들. 모두가 믿음직스러웠다.
수수농사를 400평 했다는 무주의 안병서씨는 수수농사로 재미를 봤다며 가져 온 수수를 펼쳐놓고 농사법을 친절히 소개했다. 상주에서 온 이명학씨는 삼백초를 길러 차를 만들었다고 효능을 자세히 적어 넣은 쪽지랑 같이 나눠주었다.
'오지방'에서는 전기나 전화가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모여 속닥거렸고 '대안교육방'에서는 가정학교(홈스쿨)를 하거나 대안학교에 자식을 보내는 사람들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