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가입 논란이 터지면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하는 등 '침묵'을 지켜온 것에 대해 원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뭇매를 맞는 한이 있어도 당내 공식 회의기구에서 먼저 이야기하고 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변화를 호소하고, 또 촉구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원 의원은 "잘못 제기된 색깔론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사건의 문제제기 과정에 수요모임 멤버가 끼어 있어서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난 8일 본회의장에서 이철우 의원을 '간첩'이라 표현하며 폭로에 앞장선 박승환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원 의원은 "바로 강하게 단죄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당도 결국 역풍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입장을 모으는 절차를 밟자는 쪽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원 의원에 따르면, 이규택 최고위원 역시 한나라당의 '간첩 암약' 운운은 잘못되었다며 사상검증으로 확전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은 이번 '색깔공세'의 해법으로 "국회를 공안검사의 취조실로 만드는 공세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한나라당이 우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보안법 개폐 공방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의 개정안을 하루 빨리 법사위에 상정해 논의해야 한다"며 "하루라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당론을 주머니 속에 넣어두자'는 박근혜 대표와는 반대 입장에 섰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이번 이철우 의원 사건을 '색깔론'으로 규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지 않았다.
"수요모임 멤버가 끼어있어서…. 잘못 제기된 색깔론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처음 문제제기 과정에 수요모임 멤버가 있어서 구성원들의 얘기를 취합해야 했다. 바로 강하게 단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멤버들이 당도 역풍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견개진절차를 밟아서 제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나도 이해찬 발언, 행넷 등 매주 연달아 사건이 터지고 또 혼자 치고 나가는 형태가 되다 보니…. 첫날에는 나도 대단한 간첩사건이 터진 줄 알았다. 그런데 판결문 보니 12년 전 사건이더라. 이규택 의원도 재판까지 간 사건을 더 끌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나 역시 '간첩 암약' 운운은 잘못되었고 사상검증으로 확전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 남북관계에 전향적인 입장이었던 박근혜 대표, 또 과거 재야운동을 했던 김덕룡 원내대표가 있는데 역풍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박 대표의 전향적인 대북정책 입장이라는 '약속'이 있었던 것이고, 또 김 원내대표도 민주화 운동을 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올곧게 밀고나갈 수 있는 철학과 시대정신이 있느냐가 문제다.
아마 이번 사건을 대형간첩사건이라고 강하게 확신하고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었을 것이다. 처음 폭로한 의원들도 잘 모르고 했을 텐데, 본회의장에서 폭로가 되고 이튿날 제동을 걸지 않은 게 문제다. 판결문이 나온 뒤에 이규택 의원과 같이 생각하는 의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 현 지도부가 '영남보수'에 의해 콘트롤되고 있는 것 아닌가.
"특정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극우, 당내 경직된 강경보수파들의 목소리가 크다보니 실제 분포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았을 때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국보법의 경우 정부참칭 조항은 없애자 하고 공안 출신 의원들이 나서서 도와주면 국민이 보기에도 안심도 되고 전향적으로 나가면서 나를 믿고 가달라 하면 되는데.
이철우 사건을 국정조사하자는 것도 말렸어야 했다. 이철우 의원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하면 민의의 전당을 종교재판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밀고 나가야 되고, 하지 말아야 될 일은 말려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
"무리한 사상공세... 당내 우려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