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파티'가 열렸던 미국의 지역들. 대선 기간 동안 3만1천여건의 부시 지지자들의 커뮤니티 모임이 있었다.GOP.com
- 공화당과 비교해 볼 때 민주당의 온라인 선거 전략은 어떠했다고 보는가?
"사실 민주당의 온라인 선거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위한 파티(Parties for the President)'와 같은 공화당의 전략을 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시키는 데 있어서 민주당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령 당신이 집에서 '대통령을 위한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한다고 해 보자. 이 때 당신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다섯명 초대 목록'을 통해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다른 부시 지지자들도 함께 초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온라인 상에 마련된 개인 선거운동본부에 일목요연하게 통합 정리되어 있다. 이점에서 공화당의 온라인 선거 운동은 민주당과 차이가 있다."
"결국은 투표소에 걸어가 표를 던지게 만들어야 한다"
- 선거 결과가 민주당 지지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것 같다. 비단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패배해서만이 아니라, 인터넷이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어떤 속성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경험을 한 것 같다. 가령 많은 사람들에게 온라인 선거운동은 하워드 딘의 전유물이라는 느낌 같은 것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신은 인터넷 자체가 진보나 보수 등 어떤 특정한 정치 성향에 유리한 속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인터넷은 그냥 중립적 도구일 뿐인가?
"우리에게 '매체는 곧 메시지'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인터넷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위한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편 사람들로 하여금 대통령의 메시지를 친구와 이웃, 그리고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 말이다."
- 당신은 앞에서 인터넷의 역할이 미래에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퍼트남 교수를 포함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개인주의적 속성을 염려하고 있다. 예컨대 지극히 개인적인 기호와 성향에 따라서 파편화된 블로그는 사회의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블로그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그속에서 사람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건설한 온라인 커뮤니티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투표소에 걸어가 표를 던지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말이다.
우리들은 실제 세계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예컨대 갑이라는 사람이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한 후, 그 모임을 함께 걸어가서 투표하기로 약속하는 '투표소 걸어가기(Walk the Vote)' 행사로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하자. 이 때 초대된 10명의 사람들은 50~60명의 부시 지지자들이나 부동층들과 접촉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지도를 다운로드 받은 갑이라는 자원 봉사자는 다른 참여자들이 사는 거처까지의 거리와 위치를 확인한 후 자신이 편한 시간과 방식으로 을이라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갑과 을은 비록 근처에 살았지만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그들이 모두 부시의 지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로 연합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은 이처럼 바로 옆집에 살면서도 서로를 알 수 없게 만들었던 콘크리트 벽을 허무는 도구로 사용된다."
- 인터넷의 마력은 특정 지역을 떠나 전국적인 이슈, 더 나아가 전 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국지적인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 공화당의 온라인 선거 전략은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보는데.
"앞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온라인 네트워킹과 오프라인 네트워킹 모두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투표장에 사람들을 나타나게 하는 데에는 오프라인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지적인 네트워크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당신이 전국에서 10명을 모집한다면, 이들간의 관계는 결코 지역에 한정된 네트워크가 아니다. 이들은 당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을 떠난 의견 교류로 말하자면, 매우 역동적인 모임으로 알려진 '부시를 지지하는 민주당원들(Democrats for Bush)'이라는 커뮤니티도 있다. 당신이 말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맥락에서 나는 <오마이뉴스>가 한국 사회에서 성취한 업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목표로 하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자유로이 주고 받는 '사상의 공개 시장'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은 막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 남한이나 전 소련과 같이 민주주의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인터넷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인인) 나 역시 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에서 부시 캠프 사이트에 접속 못하게 했던 건...."
- 이번 대선에서 활약한 자원 봉사자들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 측에서 자원 봉사자들과 계속해서 교류를 하는 가운데 그들에게 다른 참여의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 부시 대통령이 향후 4년동안 미국이 처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이고 낙천적인 안건을 제시해 놓았는데, 우리의 풀뿌리 자원봉사 조직은 이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 지금도 자원봉사자들과 정규적인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인가?
"일단 계속해서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 가령 우리 진영의 켄 놀란은 한달 전 '대통령을 위한 파티'를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 재선에 큰 공을 세웠던 이들이 다시금 규합할 이후 첫번째 기회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이다. 이들이 대선 기간에 3만1천회의 오프모임을 통해서 부시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것처럼 그들은 또 다시 모여서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