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쌀협상 '주민투표' 강행... 도미노 일까

투표참여 3만5975명 91.5%, 반대율 3만1154명 94.6% '압도적'

등록 2004.12.28 20:01수정 2004.12.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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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날 농림부의 '철회'요구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28일 쌀개방 관련 주민의견 조사를 강행했다. 이날 오전 남평읍 교원리 2구 주민들이 의견조사에 나서 투표를 하고 있다.

전날 농림부의 '철회'요구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28일 쌀개방 관련 주민의견 조사를 강행했다. 이날 오전 남평읍 교원리 2구 주민들이 의견조사에 나서 투표를 하고 있다. ⓒ 광주드림 김태성


전남 나주시가 28일 쌀 개방과 관련해 '쌀 협상안 주민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 다수인 94.6%가 정부의 쌀 협상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날 나주시는 농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내 19개 읍면동 554개 마을에서 20세 이상 세대주 4만226명을 대상으로 쌀 개방과 관련된 찬반 의견조사를 강행했다.

94.6%, 정부 쌀 협상안에 "반대"... 신정훈 시장 "졸속적인 협상 중단"

이날 주민의견 조사에는 20세 이상 세대주 4만226명 중 3만5975명(91.52%)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3만1154명(94.6%)이 정부의 쌀 협상안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협상안에 대해 찬성한 세대주는 1585명(4.8%)에 그쳤으며, 무효표는 0.6%(184명)로 최종 집계됐다.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날 주민의견 조사 결과를 저녁 7시 산포면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결과를 발표했다. 신 시장은 "나주시민 91.5%가 쌀개방 협상안에 대한 의견조사에 참여해, 94.6%가 반대했다"면서 "정부는 졸속적인 쌀개방 협상을 중단하고 쌀수입으로 인한 피해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신 시장은 정부의 관세화 유예 등에 대한 협상안에 대해 "협상안은 당초 정부가 협상 초반부터 흔들기 시작한 8%선 개방에서 한걸음도 나아간 것이 없는 최악의 협상안일 뿐 아니라, 2004년 국내소비량 기준으로 보면 약 13%에서 15%에 이르는 엄청난 양을 국내 쌀시장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신 시장은 "쌀 시장 개방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어떻게 처리한다는 규정이 없는 만큼 올해말 협상 시한을 넘겨서라도 전면 재협상 해야한다"면서 "특히 관세화 유예조건의 10년 후 의무수입량은 7.9%가 아니라 실제 13%에서 15% 이상이 되는 것으로, 최대한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소득 보전대책'과 관련해 신 시장은 "정부의 대책은 농가의 실질 소득에 도움이 적고 쌀 가격을 유지하는데 역효과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직접지불제 대폭상향, 식량자급율의 법제화, 농업재해대책 현실화, 농지관련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 시장은 "국민적 합의와 국회 동의 절차 없이 WTO에 양허안을 제출해서는 안된다"며 ▲수입쌀의 시중유통 전면 제고와 수매제도 유지 ▲수입개방에 따른 피해규모에 상당하는 보전대책 마련 ▲재고미에 대한 가시적 처리대책 마련 ▲개방안에 대한 국회동의 등 국민의견 수렴과정 추진 등을 요구했다.


정부 반대 불구 사실상 주민투표 강행... 농림부, 도미노현상 우려

한편 정부의 관세유예화 등 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전남 나주시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쌀 개방에 관련된 '쌀 협상안에 대한 주민의견 조사'를 실시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27일 농림부는 주민의견 조사에 대해 "쌀 개방에 대한 의견조사는 농민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높고 쌀 협상과 농정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등 부적절한 만큼 철회돼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10월 9일 전국 동시다발 시군농민대회 당시 농민단체가 요구한 '쌀 개방 찬반 주민투표'에 대해 나주시와 함께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는 곡성군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림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나주시는 이날 실시한 주민 의견조사 결과와 함께 신정훈 시장이 정부에 촉구한 내용을 핵심으로 한 촉구안을 마련, 29일 농림부 등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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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주시, 사실상 쌀개방 찬반 주민투표 실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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