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 대책위, 허동수 회장 항의방문 ‘무산’

대책위 29일 항의집회, 징계철회 촉구 2천인 서명 전달 후 해산

등록 2004.12.29 23:38수정 2004.12.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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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G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징계철회를 주장하며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LG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징계철회를 주장하며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 임현철

LG정유가 지난 23일 파업 참여자 647명 전원에 대해 징계조치를 단행한 데 대해 전국 130여개 시민ㆍ인권ㆍ노동단체로 구성된 LG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요구한 허동수 회장 항의면담이 무산돼 범대위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범대위는 29일 11시 LG정유 여수공장 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하고, 허동수 회장ㆍ명영식 사장ㆍ허진수 생산본부장 항의 방문 면담을 하려 했다.

그러나 항의집회 중간에 상임공동대표단이 회사로 들어가려 했으나 사측의 거부로 회사 입구에서 사장을 대리한 회사 임원에게 징계철회를 촉구하는 2000인 서명 용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이준상 상임공동대표는 "공문으로 서로 의사타진이 된 상황인데도 LG정유 들어가기가 청와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현실을 보면 지역 대표들에게도 이럴진대 노동자들에 하는 처사가 어떻겠나 실감난다”면서 “LG정유의 오만함이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뒤늦게 항의방문단을 맞이한 LG정유 임원은 유감을 표시하는 방문단에게 “유감스런 일로 이렇게 왔는데 사장님 등이 연말이라 여기에 없는 점 이해 바란다”면서 “회사대표는 아니지만 봬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a 사측의 거부로 면담이 취소됐다.

사측의 거부로 면담이 취소됐다. ⓒ 임현철

아울러 이 관계자는 사측이 징계최소화를 어겼다는 범대위 주장에 대해 “범대위 주장과 회사 견해는 다르다”면서 “파업 후유증 등의 최소화를 위해 당초 해고 52명에서 이번에 23명으로 준 것을 보면 선처 폭이 컸던 게 사실이다”고 징계최소화를 고심한 회사의 처지를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책위 요구를 듣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회사는 일관되게 불법 파업에 대한 징계 입장에 따라 징계를 내렸다” 면서 “대책위가 전달한 서명용지는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범대위는 앞으로 지난 17일까지 이어졌던 여수ㆍ순천ㆍ광양을 포함한 광주ㆍ전남의 LG정유 불매운동 선포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직권중재법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해고자 복직투쟁, 가두홍보도 함께 병행할 예정이다.

또 범대위는 30일로 87일째를 맞는 LG정유 기름 불매 1인 시위와 14일째에 돌입하는 민주노동당의 천막농성을 징계철회 시까지 장기화 할 방침이어서 LG정유와의 정면대결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a LG정유 대책위 상임공동대표단이 LG정유 공장 입구에서 임원에게 항의서명용지를 전달하고 있다.

LG정유 대책위 상임공동대표단이 LG정유 공장 입구에서 임원에게 항의서명용지를 전달하고 있다. ⓒ 임현철

이에 앞서 매서운 추위 속에 진행된 항의집회에서 서완석 집행위원장은 “LG정유가 지난 23일 해고 23명, 정직 235명, 감봉 142명, 견책 247명 등 647명 전원에 대해 징계를 단행했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이중 해고자 23명은 구속된 노동자 8명과 강제사직 8명, 조합간부 2명, 평조합원 5명으로 조합 간부나 대의원이 아닌 평조합원이 5명이나 낀 것은 아주 불합리한 징계"라며 LG정유의 형평성 없는 징계를 비난했다.

아울러 한창진 상임공동대표는“징계최소화라는 지역민의 요구를 묵살한 LG정유의 조치는 지역민이 LG정유를 사랑할 기회마저 앗아가 버린 것”이라며 비난했다.

a LG정유가 노동자들에게 단행한 해고 등 징계통지서

LG정유가 노동자들에게 단행한 해고 등 징계통지서 ⓒ 새여수신문

천중근 상임공동대표는 “LG정유가 그룹 명칭을 내년 3월 31일 ‘GS 홀딩스’로 변경하더라도 징계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해고자 복직 투쟁과 제품 불매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할 것”임을 밝혀 불매운동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한편 구속수감 중인 LG정유 노동조합 김정곤 위원장은 지난 24일 광주법원에서 한 최후변론에서 “파업으로 인하여 국가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위원장 본인이 파업책임자임을 강조하였는데도 23명을 해고하고 파업참여자 전원을 중징계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LG정유의 강도 높은 징계를 비난한 바 있다.

a LG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가 지난 17일 LG정유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 옆으로 노동자들의 사과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LG정유는 노동자들의 사과 플래카드를 외면하고 23일 647명 전원을 징계하고 23명을 해고했다.

LG정유 인권탄압 범시민대책위가 지난 17일 LG정유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 옆으로 노동자들의 사과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LG정유는 노동자들의 사과 플래카드를 외면하고 23일 647명 전원을 징계하고 23명을 해고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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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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