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아름다운 청춘의 반란을 꿈꾸다

치앙마이 트레킹 여행후기

등록 2004.12.30 08:51수정 2004.12.30 11:21
0
원고료로 응원
2003년 6월 태국 치앙마이로 출발하는 인천공항에서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보딩을 받고 검사대에 오르는 순간 모두들 의아해 하는 표정은, 바로 출국심사전 몸수색 때 신발을 벗게 하는 것이었다.

슬리퍼를 신다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어 쓴 웃음이 났는데, 그것도 잠시 ‘삐삐삐’하는 요란한 소리에 뛰어가 보니, 혜진이 가방에 있던 건전지가 말썽이었다.


건전지는 못가지고 들어가게 하는 것이었다. 촬영할 때 쓸려고 미리 넉넉하게 준비한 것이 고작 8개인데, 그것은 하나 도 못가지고 들어가게 하는 것이었다.

순간 짜증이 밀려왔지만, 거기서 옥신각신하느니, 다시 사고 만다는 심정으로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심사대에서 모은 건전지만 모아서 장사를 하더라도, 벼락부자가 될 것 같았다. 건전지뿐인가. 무스, 손톱깎이, 스프레이….

그 통 속을 보니까 별의 별것이 다 들어 있었다. 과연 그 많은 것들은 누가 다 가져갈까? 무척 궁금해졌다.

5시간가량 푸르지도 않은 하늘을 휑하게 나른 후 우리는 방콕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입국수속은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방콕 돈무앙공항에서 약 1시간가량 머문 후 우리는 곧바로 치앙마이행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드디어 치앙마이에 가게 되는구나.’


우리 둘은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이런 저런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러는 동안 이미 비행기는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무척 친근하다. 가슴속깊이 들어가는 공기마저 반가워 어쩔 줄 몰랐다. 책에서만 보고 컴퓨터 모니터에서만 보던 세상에 드디어 나의 발자국을 남기게 된 것이다.

큰 기대는 큰 실망은 낳지만 그래도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의 첫발을 디뎠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호텔보이들과, 택시기사들이었다.

그 중 맘에 드는 택시와 흥정을 하고, 치앙마이 시내로 들어갔다. 이미 시간이 밤 12시가 가까웠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것은 숙소를 정하는 것이었다.

사전에 치앙마이의 게스트하우스정보를 많이 공부하고 간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와보니 책으로 봐서는 캐치할 수 없는 난감함이 맴돌았다.

맘에 드는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 계속 방황을 하게 되었고, 택시기사에게 100바트를 준다고 흥정을 해놓았기에 망정이지, 웃는 얼굴로 우리를 모시는 택시기사에게 너무나 미안한 맘까지도 들었다.

사실 100바트면 이 지역에서는 큰돈이다. 미안하긴 했으나, 그래도 좋은 숙소에서 묵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좋은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다녔고, 기어이 맘에 드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냈다.

사실 치앙마이에 숙소는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그중에 가격이 싸고, 좋은 게스트 하우스는 있다. 우리는 ‘트래블러인’이라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250바트 주고 하루의 창을 닫았다.

근데 문제는 그 게스트 하우스의 카운터 걸이 영어를 도통 못한다는 것이었다.

내일 트레킹을 해야 한다고 예약을 부탁한다고 했지만, 그 사람은 트레킹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난감했다.

내일 트레킹을 해야 하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예약을 해준다던데…. 내일 일찍 일어나서 여행사에 가서 예약을 해야 하나.

치앙마이에서 첫날이 그런 고민과 함께 저물어 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2. 2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3. 3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4. 4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5. 5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