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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술과 함께 연말을 쓸쓸하게 보내던 60대 노인이 숨진 지 10일만에 발견된 데 이어 같은 동네에서 70대 독거 노인이 또 다시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2월 30일 오후 4시 57분 경 대전시 동구 소제동 박모(71)씨 집에서 박씨가 불이 켜진 방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 김모(67.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주민 김씨는 "아침에만 해도 잘 지내고 계셨는데 오후에 가 보니 박 할아버지가 숨져 있었다"며 "아들과 딸이 있는데 지난해 한 번 왔다 간 이후로는 얼굴을 못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수년 째 혼자 지내온 박씨가 영양결핍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라는데….
참으로 암울하고 막막한 비정의 사회적 병리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가게를 운영할 당시 그 동네에 상부(喪婦) 하시고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런데 객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이 명절 외는 찾아오질 않아 늘상 술과 담배만을 벗하며 사셨다. 그 할아버지는 당시 이렇게 일갈하시곤 하셨다.
"뼈 빠지게 고생하는 것도 모자라 소 팔고 논도 팔아 대학까지 보낸 자식들이었네, 하지만 그놈들 얼굴을 보는 건 이제 가뭄에 콩 나듯 하니 참으로 말세야, 말세!"
세월이 흐르면 누구라도 늙고 병이 들기 마련이다. 또한 부모의 몸을 빌어 나오지 않은 인간의 없으며 또한 '부모사후불효해'라 했다. 하지만 평소 자식들과 친·인척들이 자주 방문하였더라면 그같은 비극은 발생치 않았을 것이었다.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그게 진정한 '효'일 터이다.
그같이 불효막심한 자식들도 한심하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너무 허술하다는 것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새해엔 제발 이처럼 우울하고 말도 안 되는 뉴스들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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