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성원해주면 더 좋은 방송으로 거듭날 것"

[인터뷰] 이훈기 전국언론노동조합 iTV 지부장

등록 2004.12.31 22:14수정 2004.12.3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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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기 전국언론노동조합 iTV지부장. ⓒ 김덕련

이훈기 노조위원장. 대주주의 횡포를 막고 공익적 민영방송을 실현하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의연하게 투쟁해온 그도 이날 눈물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행사 내내 붉게 충혈된 눈으로 젊음을 바친 iTV의 전파가 중지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마이뉴스>는 이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 많이 착잡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1300만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그러나 iTV가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한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97년 개국 때보다 더 큰 성원을 바탕으로 다시 탄탄한 방송으로 태어날 날이 오리라 믿는다."

- 노조원들이 모일 공간도 마땅치 않을 텐데.
"회사측은 그간 노조쪽 출입 인원을 15명으로 제한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방송국 건물을 폐쇄하겠다고 한다. 개인 짐도 다음 한주간 국별로 나눠서 찾아가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래서 당분간 서울의 방송회관에서 모이고, 중장기적으로 인천에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 향후 계획은 어떤가.
"지역채널을 다시 살리고 공익적 민영방송 실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출범시킬 예정인 제2창사준비위원회에 함께 할 것이다. 또한 김승수 전북대 교수 등 학자들이 새로운 지역민방 모델을 만드는 작업에 함께 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날 노조가 정파를 맞이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iTV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2004년을 마감하는 오늘, 경인지역의 문화구심체로 지난 7년 동안 활동해온 iTV 경인방송이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집니다. 저희 iTV는 지역의 문화와 소식을 전하는 방송사를 염원하셨던 인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 경기도민들의 지원에 힘입어 경기남부로 광역화되면서, 경기와 인천을 아우르는 토대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저희를 만들고 키워주신 지역시청자들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아쉬움과 부끄러움만이 남습니다. 저희는 1300만 인천시민과 경기도민 여러분들의 더 밝은 눈이 되어 지역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더 열심히 찾아야 했습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더욱 활짝 열린 귀가 되어 당신들의 가슴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에 귀기울여야 했습니다. 저희들은 여러분들의 더욱 튼튼한 다리가 되어 지역의 숨어있는 삶의 현장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저희의 노력과 결실이 당신들의 기대와 열정에 미치지 못한 것,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지난 7년 동안의 iTV를 만들고 운영하신 중심은 저희가 아니라 시청자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지금 방송이 중단되고 방송사가 문을 닫는 상황을 맞으면서, 저희들은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방송개혁이라는 시대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저희가 간절히 바라는 새로운 iTV는 미래의 순간에 있고, 멈추지 말아야 할 경인 지역의 유일한 방송이 멈추게 된 결과를 맞게 된 것,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경인지역의 밝은 눈과 귀와 튼튼한 발이 되기 위한 저희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가 먼저 하나가 되겠습니다. 새로운 iTV를 만들기 위해 입장과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경인 지역의 문화 구심체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큰 명제 앞에 그것은 작은 의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제약으로 노동조합에 함께 하지 못하셨던 분들, 생각과 방향의 다름으로 노조를 탈퇴하시거나 업무에 복귀하셨던 분들도 이제 새롭고 건강한 iTV를 다시 탄생시키는 커다란 소명을 다하기 위해 화합하고 단결하도록 합시다. 이것만이 지역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길일 것입니다.

그동안 iTV를 만들어주시고, 지켜주시고, 애정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오늘의 정파를 맞으면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여러분들의 기대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방송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2004년 12월 31일 정파를 맞으면서 iTV 노동조합원 일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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