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전용헬기, 미국 시콜스키사 S-92 기종으로 결정"

NSC, KMH사업은 수송헬기 '먼저' 강습헬기는 '상황 봐서' 결정키로

등록 2005.01.18 16:45수정 2005.01.1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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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전용헬기로 도입할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 헬기.
대통령전용헬기로 도입할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 헬기.

청와대는 대통령 전용헬기사업(VH-X)의 도입 기종을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으로 결정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8일 "지난 연말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와 대통령 경호실을 중심으로 국방부에서 보고한 대통령 전용헬기사업과 한국형 다목적헬기(KMH) 개발사업을 검토했으며 최근 대통령 전용헬기는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을 도입하기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단거리를 이동할 때 함께 운용되는 3대의 헬기를 도입하는 데 1275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 VH-X사업의 경우,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기종과 영국-이탈리아 합작사인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EH-101 기종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과 英-伊 합작 EH-101 기종이 경합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일부 언론사와 군 당국에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압력을 받아 미국 업체를 헬기 공급업체로 이미 결정했다"는 내용의 음해성 e-메일이 나돌았다.

이 메일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칠레에서 열린 회담에서 노 대통령에게 푸시(push)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한국 공군의 결정은 노 대통령이 칠레에서 귀국한 직후 이뤄졌다"고 미국의 압력설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당시 "기종결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e 메일 내용을 전면 부인했고, 군 당국은 진상조사까지 나섰다.


그러나 군 당국에서 청와대에 올린 VH-X사업 도입 예상 경쟁기종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미 시콜스키사의 S-92기종이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EH-101 기종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졌었고, 결국 VH-X사업의 도입선이 미국 업체로 결정된 것이다.

공군은 기종선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 해외업체들로부터 제안요구서를 접수받아 미국의 시콜스키와 영(英)-이(伊) 합작사인 아구스타 웨스트랜드를 최종 경쟁업체로 지정해 한달 뒤인 8월 시험평가와 협상을 거쳐 12월 S-92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1991년 대통령 전용헬기로 도입했던 시코르스키사의 VH-60p의 교환주기(10년)가 넘어 2001년부터 VH-X 교체사업을 추진해왔다. 대통령 전용헬기는 각종 미사일 등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할 수 있는 레이더 경보수신기, 적외선 감소 장치, 미사일 추적 기만장치, 강력한 통신장비 등 첨단 전자장비를 갖춰 보통 헬기보다 훨씬 비싸다.

NSC의 발표는 수송헬기사업 '먼저', 강습헬기는 나중에 '상황 봐서' 하자는 의미

한국형 다목적헬기 개발사업의 공격형 헬기 모델
한국형 다목적헬기 개발사업의 공격형 헬기 모델

한편 NSC 사무처는 18일 한국형 다목적헬기(KMH, Korea Multi-role Helicopter) 개발사업 검토결과를 발표했다.

NSC 사무처는 이날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KMH 개발사업을 검토한 결과 "기동형 헬기만 개발하고 공격형 헬기는 기동형 개발이 성공할 경우에 추후 개발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는 "다만, 일부 노후 공격헬기의 도태에 따른 전력공백 대책은 별도로 강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동헬기는 수송헬기를, 공격형 헬기는 강습헬기를 지칭한다. 요컨대, 수송헬기 개발사업을 '먼저' 하고, 강습헬기 개발사업은 나중에 '상황 봐서' 하겠다는 것이다.

NSC는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기동형 헬기만 개발할 경우, 시급한 기동형 헬기 소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개발 성공 가능성이 더욱 증대되며 직접적인 예산부담이 대폭 경감되어 기존의 기동형·공격형 통합개발 계획보다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NSC는 이어 "안정적인 내수기반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항공산업 육성 및 고용창출 등 경제·기술·산업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NSC는 또 "일부에서 제기되어온 국외도입 방안은 검토 결과 상대적으로 도입비는 적지만 운영 유지비가 크게 상승해 실질적인 비용감소 효과는 적으며, 특히 개발에 비해 파급효과가 크게 미약한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밝혔다.

'별도의 전력공백 대책 강구'는 바로 아파치 헬기 도입 염두에 둔 것

그러나 육군은 이미 노후 공격형 헬기를 대체할 신형 강습헬기 도입을 전제로 이미 강습헬기 부대인 항공작전사를 창설해 운용해온 만큼 당장 부대 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따라서 가동중인 항공작전사의 부대 편제를 줄이거나, 아니면 최신형 강습헬기인 미국의 '아파치 헬기'를 도입하는 문제가 새롭게 거론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NSC가 '선 기동헬기 도입' 방침을 발표하면서 "다만, 일부 노후 공격헬기의 도태에 따른 전력공백 대책은 별도로 강구하기로 했다"고 전제한 '별도의 전력공백 대책 강구'는 바로 아파치 헬기 도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NSC는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정부는 작년 12월 27일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KMH 개발사업에 대해 검토했으며, 지난주에 정동영 NSC 상임위원장이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작년 9월 10일 KMH 정책토론회에서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그동안 제기되어온 이 사업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왔다, 또 이를 위해 정부 종합점검팀에서는 10여 차례에 걸친 각계 전문가 자문회의 및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왔다.

KMH 개발사업은 현재 육·해·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화된 헬기를 대체하고 미래 안보환경에 운용될 수 있는 첨단화된 헬기 477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연구개발비 2조원을 포함해 총 10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KMH 사업단을 발족시켜 ▲목표연도를 기동헬기는 2010년, 공격헬기는 2012년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것으로 ▲대당 양산단가는 기동형은 150억원, 공격형은 200억원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기동형-공격형 '동시생산'이 아닌 '조건부 선후 생산'으로 바뀜에 따라 양산단가에도 어느 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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