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소나무를 좋아 하시나요?

전영우 교수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 우리소나무>

등록 2005.01.26 22:20수정 2005.01.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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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중 하나다. 산림청에서 10년마다 실시하는 <우리국민의 산림에 대한 의식조사>결과 지난 30년 동안 우리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자리를 지켜왔음은 물론, 지난 2004년 6월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분야별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인은 은행나무(4.4%) 단풍나무(3.6%) 벚나무(3.4%)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선호도로 소나무(43.8%)를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이는 우리국민들 사이의 정서 속에 소나무가 가장 친근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나타내 주는 내용이다.

이렇듯 많은 국민들의 정서 속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소나무는 <소나무 재선충병>과 <솔잎혹파리> 등의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우리 산하에서 그 식생 면적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무분별한 벌채와 경제개발의 논리 아래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한때 우리 산림의 60% 이상을 점유하던 소나무는 현재 25%이하로 급격하게 그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 우리의 전통적인 건축물과 문화재의 복원에 사용되어야 할 목재로써의 소나무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2003년 공사가 끝난 경복궁 근정전 복원 공사에는 높이 18m 직경 70cm 이상 되는 소나무가 필요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같은 규모의 소나무(춘양목)를 구할 수 없어서 미국산 더글러스 소나무를 수입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현실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산림학자 전영우 교수가 우리 소나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 담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 우리소나무>를 발표했다. 이 책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전해오거나 정리되어 발표됐던 우리 소나무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물론 전문적인 연구논문을 위한 구체적 사료라고 하기에는 부족할지 모르나 일반인들의 우리 소나무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는 귀중한 참고서로써 매우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책 머리말의 첫 부분에 “우리 소나무가 다 죽어가는 판인데 이런 실상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이가 그 많은 산림학 교수 중에 단 한 사람도 없습니까?”라는 한 산림 공직자로부터 들었던 한담을 계기로 책 저술을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전영우 교수는 국내외 관련 도서와 고문서, 각종 논문 등을 무려 150여건 이상 참고하여 일반 독자들이 우리 소나무의 정신과 쓰임새 그리고 보호의 필요성을 매우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머리말 다음에 이어진 <우리에게 소나무는 무엇인가?>라는 글을 통해 저자는 일반인들이 우리 소나무를 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나무의 어원과 역사, 명칭, 분포지역, 생장 특성 등 약간은 산림학 강의실의 수업내용 같은 소나무 이야기를 실어 놨는데 본문에 들어가기 전 사전지식 정도로 이해해 줬으면 하는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소나무와 관련한 도서는 많지 않다. 주로 산림학 또는 임학 등의 전공서적의 한 부분으로 소개되거나 혹은 소나무가 나오는 전설과 관련한 이야기 또는 여행지 안내서에서 여행지의 한 객체로 소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함께 소나무를 소재로 사용한 한시(漢詩)와 회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해설서로써는 몇몇 관련도서가 발간되기도 했으나 전영우 교수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 우리 소나무>만큼 소나무의 모든 것을 한권에 수록한 것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하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나무의 <정신>과 <쓰임새> 그리고 <보호>라는 영역으로 크게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우선 소나무의 쓰임새를 보면 역사 속에서 찾아낸 우리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에서 조선바다를 누볐던 “한선”의 조선재(造船材)로써의 이야기와 조선왕조에서 소나무를 국용재(國用材)로 보호하며 특별 관리해서 건축용재로 사용했던 충남 태안의 안면도 솔숲, 경상북도 울진군 소광리의 관곽재(棺槨材) 생산지, 그리고 천하제일 조선백자와 도자기를 굽는 땔감으로써의 소나무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풍수지리와 솔숲의 조성이유, 겸재 정선의 회화 속에 나오는 소나무, 다산 정약용과 전남 강진 다산초당의 솔숲 이야기, 소수서원의 솔숲, 경북 예천의 세금 내는 소나무 ‘석송령’ 등 아직도 우리의 정신 속에 살아있는 소나무 이야기를 통해 한민족이 가지는 소나무에 대한 <정신>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 본문 중간 중간에는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 한 소나무에 대한 관련 정보를 추가로 정리해 놓음으로써 다양하게 소나무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내용들을 보면
“금강송과 강송과 금송은 어떻게 다를까?” 19 page
“우리소나무를 외국에서는 왜 일본적송이라고 부를까?” 20 page
“소나무의 부피는 어떻게 구하나?” 46 page
"소나무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36 page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는 까닭? 244 page 등이다.

저자의 책 집필에 직접적 계기가 된 ‘사라지는 우리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소나무를 알면 환경이 보인다>는 제목으로 한반도에서의 소나무 식생 역사로부터 소나무의 환경과 지역에 따른 특징을 강원도 속초와 외금강 온정리 창터 솔밭의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 하고 있다. 또 오랜 시간 무관심과 방치로 쇠퇴의 길을 걸었던 남산 소나무에 대해서 보호만이 살길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여기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산림학적 연구결과를 많은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 산불 피해지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적송망국론이 나라를 망친다”는 제목으로 소나무 식재 기피로 인한 폐해를 들며 우리의 산림정책을 적나라하게 꼬집기도 한다.

저자 전영우 교수는 이 한권의 책을 통해 우리 소나무의 우수성과 보호 및 보존의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관심”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마음속에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고 있지만 그 마음속의 소나무 사랑만으로는 지금 소나무재선충병과 솔잎혹파리의 공격으로부터 그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있는 소나무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속의 소나무 사랑을 바깥으로 표현해야만 사라지는 우리 소나무를 되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책 뒤쪽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아 보호 받고 있는 소나무 40그루에 관한 공식명칭과 소재지, 수령, 수고 높이 등을 기록한 현황표를 첨부했는데 “천연기념물 제 104호로 지정된 보은의 백송은 고사하여 지정해제 절차 중이다”이란 글귀가 눈에 띈다. 우리 소나무는 지금 이렇게 우리의 무관심과 자연의 공격으로부터 하나 둘씩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  / 저자 : 전영우 / 출판사 : 현암사 / ISBN :  8932312583

덧붙이는 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  / 저자 : 전영우 / 출판사 : 현암사 / ISBN :  8932312583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

전영우 글 사진,
현암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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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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