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율스님 숨지게 놔둬선 결코 안된다"

한나라당, 천성산 개발은 반대 안해...박세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할 수도"

등록 2005.01.31 12:38수정 2005.01.3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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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98일째 단식중인 지율스님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단 사람 목숨은 살려 놓고 봐야 하지 않겠냐"며 정부 차원의 비상조치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31일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지율스님이 숨지게 놓아두어서는 결코 안된다, 최대한 노력해서 돌아가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정책에 대해 가슴이 아픈 이들을 야당은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지율스님이 주장했던 것이 옳건 그르건 그것을 떠나서 한 사람이 죽게 놓아두어서는 안된다"라며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의 무책임한 선거공약"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천성산 개발사업 중단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점을 들어 "어찌되었던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을 무책임하게 저버린 것이 지율스님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천성산 개발사업의 추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 비공개회의 때 당의 입장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오갔지만 사업중단이나 환경영향평가 재실시까지는 나아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당직자는 "천성산 개발이라는 국책사업에 대해 필요하다는 판단, 추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왜 좀더 적극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스님이랑 같이 해서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는 점이 주로 지적되었다"고 밝혔다.

a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규택 최고위원, 박세일 정책위의장과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규택 최고위원, 박세일 정책위의장과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천성산 사업은 추진되어야 하지만..."


반면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는 좀 더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박 의장은 정부의 태도를 '밀어붙이기식'이라 비판하며 "지율 스님이 요구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달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단계를 거쳐서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이 사업의 추진과정을 낱낱이 살펴보고 대안을 살펴보는 일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 의장은 또한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과거 산업화 시대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환경문제에 대해 약한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선진화 시대에서 환경을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발언, 천성산 문제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박 의장은 지율스님이 단식중인 정토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 관련 첫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정부가 나서서 관련 인사들과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누가 더 옳다 그르다는 차치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목숨은 살려놓고 봐야 한다"며 "지율스님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앞뒤 계산 없는 표의식 공약이 초래한 불행 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a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지율스님 방문계획등을 보고하고 있다.

31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지율스님 방문계획등을 보고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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