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두달 동안 눈이 내리지 않더니만 매일같이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배을선
겨울이 되니 가끔씩 글을 써 보내는 한국친구의 편지가 점점 더 우울해진다. 편지라기보다는 자기연민이라 해야 할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구차한 삶, 병환으로 누워버린 아버지, 언제나 함께 해야 하는 술과 담배, 허전함과 외로움. 채워지지 않는 물질적 정신적 결핍… .
이런 지리한 삶의 단편들은 어디에 살든 매한가지다. 부유한 선진국 오스트리아에도 가난은 존재하며, 물질의 결핍, 애정의 결핍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특히 빈곤한 자들에게 겨울은 고문의 시간이다. 눈, 바람,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이 함께 하는 겨울의 한파는 공포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설(初雪). 겨울이 된 뒤 처음으로 내리는 눈을 말한다. 물론 알프스산맥으로 유명한 이곳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도 첫눈이 내렸다. 어설프게 내린 첫눈은 어느새 녹아 사라졌다. 그 이후 지리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이곳에 한참동안 눈이 오지 않더니만, 결국은 폭설로 이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