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와 함께 25년간 살아온 이인석(51)씨윤형권
설을 맞아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고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행렬을 마치 연어의 귀소본능에 비유하기도 한다. 자가용으로 혹은 버스나 기차를 타고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다.
수천만의 사람들이 저마다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을 때, 이들을 위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일터를 가본다.
8일 오후 4시55분 논산역 열차운용실
“25년간 기차와 함께 근무한 이래로 명절이면 아예 제사도 없고 친구도 못 만납니다. 남들은 명절이면 처갓집에 가지만 우리는 그런 세월 없었어요”라고 말하는 논산역 열차운용실 이인석(51) 차장. 이 차장은 고향이 논산에서 가까운 부적면이다. 그러나 명절날 차례에 참여한 적이 없다. 명절에는 늘 비상근무이기 때문이다.
올 설에 논산역을 통과하는 하행선 임시열차만 해도 24편이 늘어나 평소의 2배인 48편으로 왕복 96편을 관리한다. 논산역 열차운용실에는 김기주(42) 과장과 배헌귀(45) 과장 등 6명이 24시간 맞교대를 한다. 그나마 철도공사로 전환되면서 4월부터는 3교대로 근무해 올 추석에는 차례를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