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확대, 결국 경제전반을 어렵게 한다"

시민사회원로 72명 비정규직 법안 철회 촉구 선언

등록 2005.02.17 14:18수정 2005.02.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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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0시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시민사회원로들이 비정규직 법안 철회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17일 오전 10시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시민사회원로들이 비정규직 법안 철회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최유진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2월 임시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 원로들이 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정규노동법 개악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안 철회 및 노동계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각계각층 원로 72명이 선언에 동참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경제를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갈 것"

이들은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 빈곤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한 뒤 "특히 비정규노동 문제가 양극화와 빈곤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확대와 차별 방치는 저소득층 확산으로 이어지고 빈부격차,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소득감소와 소비위축, 투자고용 생산감소의 악순환으로 결국 경제전반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이들은 "지난해 국회에 상정돼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 또 상정된다면 사회 갈등과 대립을 다시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3년 이내에서 기간제 비정규직을 계약기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한 이번 법안이 발효될 경우 기간제 노동자의 무제한 확산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행 노동법을 보완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 ▲불법파견 근절 ▲비정규직을 위한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와 대화 통해 합의점 얻어라"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비정규직 종사자가 800만명이 넘고,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2000만명에 육박한다"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조건에서 헤매는 비정규직을 더 늘리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정부는 반민중적 법안인 비정규직 법안을 강행하지 말고 노동자와의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일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양요순 수녀는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이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울산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탄압과 관련된 보고도 이어졌다. 장임원 교수(전 중앙대학교 학장)는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조합설립과 연대를 범죄행위로 몰아 경찰에 고발하고 관련자를 납치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노동부는 노동자의 정당한 저항을 탄압하는 현대자동차에 엄격한 시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 원로선언 참가 명단

<종교계>
강근환 (목사, 전 서울신대 총장),강신석 (목사, 조선대 이사장), 강원하 (목사), 권호경 (목사, 전 CBS 사장), 금영균 (목사), 김 현 (원광대학교 법당 교감), 김동완 (목사, 전 NCC 총무), 김병태 (한국농정신문 발행인), 김상근 (목사, 기장 총무), 김재열 (성공회 신부), 김준영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 참여연대 고문), 김지길 (공개협 상임고문, 전 감리교 감독), 나명환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도승택 (한국사회반전시민실천협의회), 문대골 (목사), 문정현 (신부), 박상증 (목사, 참여연대 공동대표), 박창빈 (목사, 한아선교회 사무총장), 박형규 (목사, 전 민주화운동기념상업회 이사장), 백천기 (목사), 보 선 (조계종 중앙종회 전 부의장), 성 관 (실천불교승가회 공동의장), 송재천 (목사), 안상의 (세무사, 장로), 양요순 (수녀),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오충일 (목사, 전 NCC회장),유경재 (예장 안동교회 목사), 이경배 (전 메쎄나 사무총장, 고구려 문화연대 대표), 이선종 (원불교 교무, 참여연대 공동대표), 효 림 (실천불교승가회 공동의장)조성호 (전 CBS 포항 본부장), 조승혁 (목사, 한국사회발전시민실천협의회 대표), 차선각 (안산 고려대 원목), 청 화 (조계종 총무원 교육원장), 최윤식 (장로), 함세웅 (신부), 홍근수 (목사, 평통사 상임대표)현 응 (해인사 주지), 홍성현 (목사)

<학계>
국순옥 (인하대 명예교수), 김상기 (경북대 명예교수), 김윤환 (고려대 명예교수),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김충렬 (고려대 명예교수), 도정일 (경희대 교수, 문화연대 공동대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오세철 (전 연세대 교수), 이규환 (이대 명예교수),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법조계>
김창국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이돈명 (변호사, 전 조선대 총장)

<여성계>
박순경 (이대 명예교수),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언론계>
김중배 (전 문화방송 사장),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주섭일 (전 내일신문 주필/고문)

<보건의료계>
서한태 (목포환경과건강연구소 이사장), 장임원 (전 민교협공동의장, 전 중앙대 의대 학장), 홍창의 (전 서울대 병원장)

<재야/사회단체>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 박정기 (유가협 고문), 박용길 (전 통일맞이 이사장), 배다지 (민화협 상임고문), 배종렬 (전농 고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신창균 (통일연대 명예대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이소선 (유가협 고문), 임기란 (민가협 고문), 조정재 (전 해양수산부장관),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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