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방송, '속옷가게 아줌마' 취재하다

등록 2005.02.17 16:09수정 2005.02.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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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조금씩 내리던 16일에 우리 가게에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설날 전에 CNN에서 인터뷰하러 온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가게에 CNN 취재팀이 도착하니 그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a CNN 촬영팀

CNN 촬영팀 ⓒ 김효찬

취재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취재팀은 가게에 들어오기 전 다시 한번 전화를 해 조금 일찍왔는데 바로 취재해도 좋은지 물어봅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 흐뭇했습니다. 잠시 후 취재진 차가 가게 앞에 멈추고 키가 큰 CNN 취재팀이 차에서 내리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긴장이 됩니다.

"헬로우."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소개를 받았습니다. PD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인상좋은 분이었고 촬영기자는 유쾌한 분이었습니다. 나와 인터뷰를 할 여기자는 키가 180cm가 넘을 것 같은 장신의 미인이었는데 웃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같이 온 한국 여기자의 도움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씩 긴장을 풀었습니다.

촬영기자가 가게에 촬영도구를 펼치고 조명등을 설치하는 동안 촬영하고자 하는 장면들을 설명해 줍니다. 얼마 전 어느 시민기자가 오마이방문기라는 기사에서 촬영이 장난이 아니더라고 말한 것이 생각나 미리 마음속으로 단단히 대비를 하였습니다.

a 촬영준비중인 모습

촬영준비중인 모습 ⓒ 김효찬

드디어 인터뷰가 시작됐습니다. CNN 기자는 어떻게 <오마이뉴스>를 알게 되어 시민기자가 되었는지와 '좋은 기사 원고료주기'를 받은 기사는 몇 번째로 쓴 기사였는지, 또 내용은 어떤 내용이었으며 주로 어떤 종류의 기사를 작성하는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습니다.


차분하게 인터뷰를 하고 난 뒤 제대로 대답을 했나 싶어 걱정스러워하니 통역을 해주던 여자 분이 말씀 잘 하셨다고 해서 겨우 안심을 했습니다. 인터뷰 촬영을 한 뒤에는 매장에서 일하는 장면과 컴퓨터앞에서 기사 작성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매장에서 일하는 장면을 찍는데 같은 장면을 이렇게도 찍고 저렇게도 찍고 다양하게 찍는데 찍을 때마다 한번에 오케이가 떨어졌습니다.


a 매장 일을 하는 장면

매장 일을 하는 장면 ⓒ 김효찬


a 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면

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면 ⓒ 김효찬

생각보다는 떨지 않았고 여유있게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했더니 촬영기자가 "굿!" 하면서 완벽하게 잘하고 카메라를 안다면서 프로라고 칭찬을 해줍니다. 이어서 컴퓨터 화면과 자판치는 모습을 번갈아 가며 기사 작성 장면을 다양하게 촬영했습니다.

a 오마이뉴스 기사 작성하는 장면

오마이뉴스 기사 작성하는 장면 ⓒ 김효찬


a 촬영하고 있는 모습

촬영하고 있는 모습 ⓒ 김효찬

취재를 마치고 취재팀이 돌아가고 난 뒤에야 잠시 생각할 시간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40대 중년의 내가 외국방송의 인터뷰까지 하게 된 과정을 차분하게 돌아봅니다.

인터뷰 중에 시민기자가 되면서 배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오마이뉴스를 알게 되어 시민기자가 된 것은 개인적으로 나를 발전시키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좀더 주변을 관심있게 바라보게 되었고 어떤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마이뉴스를 알지 못했다면 그냥 평범한 속옷가게 아줌마였을 거라고도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하게되어 영광이고 다른 고참 시민기자님들께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12번째 기사를 작성하는 초보기자인 저로서는 의미있는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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