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둑에도 훈수가 있나요?

인터넷으로 세계 사람들과 바둑을 두며

등록 2005.02.19 20:13수정 2005.02.2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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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5일 한국 시간 20시 30분.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 접속한다. 대기실에 입실하고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최고수의 경기 장면을 관전하러 들어간다. 백을 쥔 호스트의 아이디는 'shinyu' 흑을 쥔 사람의 아이디는 'AMANI', 백은 캐나다에 사는 중국계인 것 같다. 흑은 벨기에인으로 바둑을 좋아하는 여성. 캐나다는 현재 시간 2005년 2월 15일 4시 30분, 벨기에는 2월 15일 14시 30분. 한판 바둑은 중반으로 치닫고 있었다.

몇 십명이나 되는 세계 각국의 바둑 팬들이 이들의 한판을 이순간 주목하고 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판세에 따라 인터넷 모니터를 통해 게임을 보고 있는 관전자들은 마음 속으로 탄성을 지른다. 바둑판 옆에 뜨는 대화창에는 순식간에 대화글 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나 훈수라는 것은 있는 모양이다. 한수 한수 수가 진행됨에 따라 "여긴 아닌데, 음. 이수는 어떨까"하는 충고 어린 훈수로부터 "너무 잘한다"는 격려의 대화글까지 올라온다. 바둑은 흑과 백 둘만의 세계일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a 실제 대국 장면입니다.

실제 대국 장면입니다.

며칠 전이었다. 인터넷에서 여느 때처럼 바둑 대기실에서 한판 둘 상대자를 찾고 있었다. 필자와 실력이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도전해 왔고 나는 그 도전을 받아 들여 한판 바둑이 시작되었다. 바둑을 둘 때는 조용하게 두는 사람도 있는 방면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 두는 스타일도 있다. 그 때는 후자의 경우였다. 그가 자기 소개를 하길 터키에 사는 열다섯 소년이라고 했다. 필자도 자기 소개를 하고 판은 두런 두런 얘기를 하며 진행되었다. 터키라는 곳에 가 본적도 없으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과 바둑을 실시간으로 두면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눈 것이다.

인터넷이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준다고 말은 하지만 실시간으로 그 느낌을 확인하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는 일년 내내 24시간 항상 실시간으로 그들 만의 세계 바둑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가자 세계 제패를 위해 !
세계 월드컵 바둑 우승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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