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의 '종자전쟁'에 대비하고 있는가?

등록 2005.02.20 11:05수정 2005.02.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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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SBS 8시 뉴스에서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딸기에 대해서 일본에 로열티를 7백억원 내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내 딸기 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보와 장희가 일본품종이라서 내년부터 발효되는 국제신품종보호연맹협약(UPOV)에 의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년 전 개발된 국산품종인 '매향딸기'의 보급률이 아직 8%에 불과한 탓에 로열티 부담은 생산비의 증가로 이어져 농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이 뉴스를 보고 드디어 올 것이 오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2002년1월 7일 UPOV에 가입하여 오는 가입 10년째 되는 2012년에는 UPOV에 등록된 모든 작물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현실로 도래하면 현재 우리 농민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쌀수입개방보다 어쩌면 더 큰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정부 부처, 연구기관, 학계, 언론 그 어디서도 이런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고 연구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파이낸셜뉴스>의 작년 12월 기사에 따르면 1200억원대의 국내 종자시장에서 세미니스코리아, 농우바이오, 서울종묘, 동부한농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세미니스코리아는 IMF 이후 종묘업계 1위였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가 다국적 기업인 세미니스에 인수되어 설립된 회사며, 2위인 농우바이오는 순수 국내 기업으로 시장의 21%를 점하고 있다.

국립종자관리소에 의하면 국내외 품종등록 현황을 볼 때 2003년 현재 1982년에 UPOV에 가입했던 일본이 등록한 품종수가 5600종이며 우리나라가 등록한 품종수는 641종이라고 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우리나라의 2002년과 2003년 통계다. 2002년에 등록 출원수를 보면 내국인 260종, 외국인 342종이고 실제 2003년에는 내국인 234종, 외국인 76종이 UPOV에 등록됐다.


기자가 식물품종 확보 및 등록에 관심을 보이게 된 계기는 몇 해 전 방송된 KBS의 한 프로그램이었다. 그 프로그램의 내용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우수하고 잘 팔리는 라일락 종류로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품종이 있다. 미국인이 등록한 이 품종은 우리나라에 와 있던 미국인이 북한산 절벽에 있던 라일락을 채집하여, 미국에서 재배하여 품종을 등록시킨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은 식물 품종확보를 위해 식물학자들을 세계로 파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남해안 도서 등에도 이미 여러 차례 이들이 다녀갔다는 것이었다.


외국이 이렇게 품종확보를 위해서 노력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던가? 조만간 우리는 로열티 지급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를 견디지 못 해 많은 농산물의 재배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경우 외국 농산물의 일방적인 한국 진출을 보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나는 정부, 학계,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묻고 싶다. 우리는 과연 미래의 '종자 전쟁'에 대비하고 있는가?

덧붙이는 글 | 1. 최근 세미니스코리아의 모회사인 세미니스가 미국의 몬산토라는 회사에 인수되었다고 한다. 

2. http://www.seed.go.kr/ 국립종자연구소 HOME > 식물신품종보호 > 국제품종보호 > UPOV품종등록 순서로 가시면 기사에 나온 통계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3.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채택

4. 유전자사용제한기술(GURTS) - 종자불임기술이 생물다양성협약(CBD) 관련하여 국제회의에서 논의된 적 있음.

5.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Agreement on 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TRIPS협정) 발효.

6. 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 International Union for the rotection of New Variety of Plant)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가간 기구로 1961년 파리에서 창립.

덧붙이는 글 1. 최근 세미니스코리아의 모회사인 세미니스가 미국의 몬산토라는 회사에 인수되었다고 한다. 

2. http://www.seed.go.kr/ 국립종자연구소 HOME > 식물신품종보호 > 국제품종보호 > UPOV품종등록 순서로 가시면 기사에 나온 통계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3.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채택

4. 유전자사용제한기술(GURTS) - 종자불임기술이 생물다양성협약(CBD) 관련하여 국제회의에서 논의된 적 있음.

5.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Agreement on 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TRIPS협정) 발효.

6. 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 International Union for the rotection of New Variety of Plant)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가간 기구로 1961년 파리에서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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