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살리는 '꿈의구장' 고모네 장터

행정은 보조자, 주인은 농민...모범시책사업으로 각광

등록 2005.02.23 13:40수정 2005.0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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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십년비 앞에서기념촬영을 한 김기문 면장과 박근수 북면농협조합장, 이병태 시의원(뒤로 보이는 곳이 고모네 장터상설판매장)

십년비 앞에서기념촬영을 한 김기문 면장과 박근수 북면농협조합장, 이병태 시의원(뒤로 보이는 곳이 고모네 장터상설판매장) ⓒ 정종인

그곳에 가면 어린 시절 다정했던 고모의 정이 넘쳐난다. 고사리 손에 곶감을 쥐어 주던 고모의 아련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시골의 한 작은 마을이 농부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정읍시 북면에 새롭게 단장한 고모네 장터가 농민들의 '희망가'를 만드는 '꿈의 구장'이 되고 있어 일선지자체는 물론 정부부처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국도1호선과 접하고 있는 고모네장터를 화려하게 세상에 내놓는데 '명지휘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김기문 면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저 개인에게 공이 돌아오는 것은 경계하며 박근수 북면농협조합장님과 이병태 시의원님을 비롯한 동역자, 농민들이 일등공신입니다"며 겸손해했다.

a 상설 판매장에서 판매 농민과 대화하고 있다.

상설 판매장에서 판매 농민과 대화하고 있다. ⓒ 정종인

저농약 친환경 농산물로 '진검승부'…마을 공한지 퇴비증산 박차 무농약 무비료 재배

농산물수입개방으로 농촌경쟁력이 상실되어가며 농촌이 백척간두 위기에 빠져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농업경쟁력을 높여가는 획기적인 방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선 지자체는 농촌경쟁력 확보를 얻어내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농촌살리기'라는 명제를 안고 출범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자임한 김기문 면장은 무엇보다 일련의 준비과정을 통해 농민들에게 하나의 큰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는 점을 일성으로 강조했다.

a 장터에 전시된 농특산품

장터에 전시된 농특산품 ⓒ 정종인

농산물 믿고 사는 시골장터

정읍고모네장터는 저농약, 친환경적 농산물과 잊혀져가는 우리 토속 농산품을 눈속임 없이 믿고 살 수 있는 '현대판 시골장'이라는 게 고모네 장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정의다.


국도1호선이 지나는 정읍시 북면 면사무소 옆에 위치해 정읍은 물론 인근 김제 부안 고창 주민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정읍 고모네장터를 만들어내는데 일조를 해낸 정읍시의회 이병태 의원은 "친환경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현대판 장터로 인기상종가를 달리고 있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특히 정읍 고모네 장터는 전체 면민들이 참여해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양질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전 면민이 참여하는 자원봉사와 특산품개발에서부터 품질관리 및 가격결정을 하는 60여명의 운영위원회 위원이 맹활약하고 있다.


a 고모네 장터에는 옛날 사용하던 농기구가 전시돼 학생들의 참여학습공간으로 활용도가 높다.

고모네 장터에는 옛날 사용하던 농기구가 전시돼 학생들의 참여학습공간으로 활용도가 높다. ⓒ 정종인

무공해 농특산물 인기상종가

이뿐만이 아니다. 고모네장터 제반운영에 대한 개선사항을 제안해 주는 정읍 및 고창, 부안지역 70여명의 소비자 자문위원회도 구성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주인이 되는 장터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 관련 북면농협 박근수 조합장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려 전 면민이 하나가 되어 같이 고민할 때 지역공동체 형성은 물론 새로운 농촌경쟁력을 확보하는 대안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고모네 장터의 '성공신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북면은 1번국도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로 농공단지와 산업단지에 50여 기업체가 활발히 가동되고 있고 사과·복숭아·복분자·고구마 등을 재배하는 개발과 환경보존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농공병진 지역.

a 공연장도 마련돼 농민들의 노래경연이 자주 열린다. 다음 달에는 추억의 영화퍼레이드가 열린다.

공연장도 마련돼 농민들의 노래경연이 자주 열린다. 다음 달에는 추억의 영화퍼레이드가 열린다. ⓒ 정종인

수세미로 새로운 지평 연다

고모네 장터는 전주권과 정읍권 등 인근 도심지역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와 무공해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판매장을 비롯해 각종 모임을 할 수 있는 야외무대와 먹거리 주막 등이 마련돼 만남의 장소로 이용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상설 시장화할 예정인 고모네 장터는 저농약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전 마을에서 퇴비 200여t 이상을 만들고 있으며 40여개 마을별 공한지에 호박과 수세미를 심어 무농약 무비료 재배를 실천하는 친환경농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김창규 변호사 십년비 기증

이같은 방법으로 생산한 고구마를 비롯해 쑥차·뽕잎차 등 전통차, 친환경채소, 무공해 콩나물, 민물고기, 축산물, 닭, 사과·배·수세미·호박 등 과일즙, 고추장·된장·청국장 등 토산품, 표고 및 임산물, 잡곡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정읍 고모네장터 한 켠에는 아무 것도 새겨져 있지 않은 십년비(十年碑)가 세워져 있다. 서울에서 '명 번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김창규 변호사가 기증한 이 비석에 대해 김 면장은 "우리 지역 출신으로 각 분야에서 지역발전 및 나라발전에 공이 많은 분, 고모네 장터의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한 분들을 십년 후에 면민들이 엄선하여 십년비에 새겨 넣는 미래형 비석이다"이라고 설명한 뒤 "면민 전체가 합심한 만큼 반드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터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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