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골라~ 버그없는 휴대전화

피해사례 신고접수 증가세... 소비자 평가단 '폰아리' 떴다

등록 2005.02.24 19:54수정 2005.02.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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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8일 오전11시22분]

휴대전화 살 때는 '뽑기'를 잘해야 한다? 최신형 휴대전화 사용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푸념이다.

최근 고가의 다기능 휴대전화가 버그(bug)로 인해 제기능을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최신형 휴대전화를 살 때는 고장이 없을 것 같은(?) 제품으로 '잘 뽑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는 '500만화소폰'이니 'TV폰'이니 신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면서 정작 중요한 품질을 보장하지 못하는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의 표현인 셈이다.

'온전한' 최신형 휴대전화 구입은 하늘에 맡긴다?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MP3플레이어, 신용카드, TV 기능까지 갖춘 다기능 휴대전화가 주류를 이루면서 잦은 버그 발생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기능 구현을 위해 휴대전화에 탑재해야할 소프트웨어의 용량이 늘어나고 복잡해지면서 발생하는 기능 장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피해 사례도 ▲사용자 모르게 자동으로 전원 꺼짐 ▲통화 음질 불량 ▲문자메세지 발송 시 시스템 정지 ▲액정 뒤집힘 ▲폴더를 닫아도 통화 종료 안됨 ▲내장 카메라 화소 불량 ▲통화시 상대방 목소리 안들림 등 다양하다.

서울 YMCA가 지난해 11월 개설한 '휴대전화 불편·피해 고발센터'에는 3개월만에 800건의 버그로 인한 피해사례가 접수되는 등 신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휴대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용량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버그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 없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테스트를 거친다 하더라도 기기 오작동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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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최신형 휴대폰을 구입했다가 3번이나 기기를 바꿔야 하는 불편을 겪었던 대학생 이 아무개씨는 "최소 50만원은 줘야하는 휴대폰을 살 때 '뽑기'를 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 속에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용자 커뮤니티들의 연합체인 모바일사용자연합 박정석 대표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제품 출시 경쟁에 비해 버그 예방 노력과 휴대전화 소프트웨어의 사후 업그레이드 등 문제해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그를 찾아라" 소비자가 직접 나섰다

서울YMCA와 모바일사용자연합은 소비자 평가단 '폰아리'를 꾸려 직접 휴대전화 품질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 및 일반시민 60여명으로 이루어진 평가단을 만들고 오는 6월말까지 평가단 1명이 휴대폰 1개 모델에 대해 1달 동안 사용·평가해 나갈 방침이다.

평가단은 상시적인 모임을 통해 버그 발견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버그 보고서를 제작,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문제점을 통보하고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버그 발생을 100% 막을 수 없다면 얼마나 신속하고 편리하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품 출시 초기 버그를 조기 발견하고 이를 제품에 신속히 반영,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단 구성 배경을 밝혔다.

박정석 대표는 "이제는 휴대전화를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하나의 컴퓨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제조업체들의 사후 서비스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폰아리'는 오는 28일 서울YMCA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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