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연설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이대로 가면 40년 후에는 고갈된다고 모두가 경고하고 있지만 투자는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한다"면서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2년을 허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교단이 붕괴했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을 듣지만 대정부 투쟁만으로 공교육을 바로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도 다르지 않다"고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정규직에 대한 강한 고용보호를 양보하지 않고 비정규직의 보호만 높여달라고 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면서 "연대임금제나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제안 없이 어떻게 노동자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이 19년째 표류하고 있다"면서 "모든 지역과 집단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시설이나 개발사업에 반대하고 나선다면 정부가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 "이렇게 해서는 공동체가 설 땅이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사는 있는 그대로를 밝히는 것이 당연한 일"
아울러 노 대통령은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고, 경제도 어려운데 대통령이 갈등을 일으킨다는 비난이 있다"고 전제하고 "이 질문은 '역사는 왜 배우느냐'는 질문과 같은 질문이다"면서 "역사를 배우는 일이 당연한 일이라면 과거사는 있는 그대로를 밝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과거사 문제를 처리하는 독일과 일본의 서로 다른 태도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면서 "과거에 대해서 솔직해야 과거를 떨쳐버리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변화된 세상은 변화된 눈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현안인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처 예측하지 않았던 상황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에 따라 차분히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의원님들께서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에서 흔히 쓰는 전략은 상대의 분열과 갈등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면서 "모든 상황 변화는 선의로써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긴밀하다"고 전제하고 "한때 미국과의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다"면서 "앞으로도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선진경제를 하려면 선진사회로 가야 한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미 투기를 막기 위한 세제가 완비되어 가고 있고 올해 안에 모든 거래가 전산화되서 100% 노출된다"면서 "투기 조짐이 있을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연설의 대부분을 선진경제 전략과 선진경제를 뒷받침하는 선진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와 의식의 변화에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연초에 선진경제에 대해서 말씀드렸다"고 전제하고 "이제 우리도 자신감을 가지고 선진경제를 얘기할 때가 되었고, 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면서 선진경제 전략의 청사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수출이나 경제규모, 제조업 기반만 놓고 보면 우리는 이미 선진국 문턱을 넘어섰다"면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그에 맞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