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학부모들이여, 학교운영위원회로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로 학교를 자치와 민주교육의 장으로 만듭시다.

등록 2005.03.05 13:29수정 2005.03.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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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학년의 시작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담임선생은 어떤 사람일까?”
“좋은 친구들을 만나야 할 텐데? ”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공부를 잘해야 할 텐데”
한마디로 이런저런 걱정과 궁금증으로 3월을 보내기 마련입니다.

돈 있고 먹고 살만한 엄마들이 치맛바람(?) 휘날리며 학교장의 거수기로 되면서 학교가 부패와 비리의 온상지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전히 많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상당수는 이러한 병폐가 심각하여 그 결과로 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대다수 부모들에게 전가되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학교예산이 일부 학교장들 간의 담합과 행정실장들의 밀실행정으로 학생교육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목적으로 전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머닛돈이 쌈짓돈’으로 교장 개인이 속한 임의단체의 회비와 경조사비로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르기까지 사용되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교육적 요구에는 예산부족을 운운하며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필요하지도 않은 교육 기자재를 마구 구입하고, 크고 작은 공사가 공개적인 절차 없이 추진되면서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음에도 학교운영위원회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장실에 업자들이 아예 상주하다시피 한다”는 한 초등학교 교사의 한숨 섞인 말속에 우리 지역의 학교 실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그것은 일부 학모들의 자기 자식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내 자식이 귀하듯 다른 자식들도 귀한 법입니다.


자신의 자식들에게 특혜(상장 같은 것)를 학교장에 요구하고, 학교장은 학부모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학교운영에 간섭하지 말라는 무언의 협력관계가 조성되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금품이 오가고 술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성추행 등의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발 더 나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이 위탁급식을 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국물도 없을 것이라는 공공연한 협박에도, 반발하는 교사들을 뒤로한 채 학부모위원들이 일방적으로 교장 편을 들어주는 한 고등학교의 사례가 지금의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부모들도 이야기합니다.
입바른 소리했다간 우리 아이가 혹시 피해나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바로 그것입니다. 단언컨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교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학부모에게 무리수를 두면서 교장실에서 따로 상을 줄 수는 있을지언정 그 반대의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전교조 교사들은 뭐 하는가’ 반문하시기도 하지만 이들을 탓하기 전에 뜻있는 학부모들과 지역인사들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역의 시민단체, 노조,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학교운영위원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시기별 안건들을 사전에 충분한 연수와 정보교환을 통해 준비해 나간다면 학교를 정상화 시킬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 질 것입니다.

이미 일부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전근대적인 학교행정을 바로잡고 비리의 근원을 추적, 결국 학교장과 행정실장이 쫓겨나듯 학교를 옮기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지역 교육청과 학교장들이 다소 긴장하는 파장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이제는 대놓고 해먹기는(?) 곤란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바로 학교장과 행정실장들입니다.

교원위원은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하지만 문제는 학부모 대표인 학부모위원입니다. 학부모 위원은 학부모 총회에서 직접투표(서신, 우표 투표 병행가능)나 학급별 학부모 대표들의 간접투표로 선출합니다. 간접투표의 경우 총회에 참가한 학부모만 투표하기 때문에 전체 학부모를 대표하기 어렵고 학교장의 영향력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위험이 있으므로 되도록 가정통신문을 통한 우편투표를 병행한 직접투표가 바람직합니다.

이때 학교에서는 반드시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한 학부모 총회 공고를 가정통신문을 통해 알려야 합니다. 그러나 다수의 학교에서는 이런 과정 없이 자신들이 이미 내정한 사람들을 당선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부모위원으로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3월초에 학교 행정실로 전화해서 학부모위원 선출 방법과 일정을 확인한 후에 반드시 학부모 총회를 참석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학부모위원으로 출마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하셔야 합니다.
이때 주변의 동료와 함께 들어가시면 교사와는 달리 학부모 위원 2-3명은 이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기에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분들이 학교운영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준다면 왜곡된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진정한 자치와 민주주의의 장으로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광명시민신문에 기고한 글을 약간 편집하여 실었음을 알립니다.

덧붙이는 글 광명시민신문에 기고한 글을 약간 편집하여 실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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