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공포의 척도 퀴리(Curie, Ci)

숨쉬는 수학이야기 6

등록 2005.03.05 15:44수정 2005.03.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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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두 번 이나 수상하고 방사선을 발견한 피에르 퀴리(Pierre Curie, 1859-1906) 와 그 아내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그 이름을 따 만들어진 방사능 측정 척도가 퀴리(Curie, Ci)척도다. 이는 방사능의 국제단위계(SI)의 단위로서, 1g의 Ra-226에서 측정되는 방사능량을 기준으로 하여 정해진 단위이다.

라듐은 그 비중이 5 인 무거운 금속으로 라듐 1 g 의 부피는 물 1 g 부피의 1/5 이 된다. 일반인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물 1 g 의 1/5 의 부피는 무시할 정도의 작은 양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물 1 g 의 1/5 의 부피의 방사능물질(라듐)에서 측정되는 방사능량 1 단위 퀴리를 몸에 붙이고 있으면 우리는 수 분 내에 사망할 정도로 극히 위험한 것이다.


지난해 연말 남아시아 지진과 해일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이들에게는 그 지진과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과 해일은 아래의 그림과 리히터 규모 9 의 가공할 강진인 만큼 전지구상에서 관측이 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지진 관측소에서 이 지진이 관측되었다.

필자가 재직 중인 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경주의 원전(경주 월성 원전)은 진앙과의 거리가 4991 킬로미터이고 최대 지반 가속도의 값은 0.21 겔(gal), 진앙과의 거리가 5064 킬로미터인 울진에서는 0.22 겔(gal)로 측정되었다. 경주와 울진에 원전을 안고 사는 이들은 이런 지진의 소식이 들려 올 때 마다 우리나라의 동해안도 지진의 취약지구이며 동해안 일원에 지진의 원인이 되는 활성 단층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상기하면서 잠복해 있던 핵에 대한 공포가 수면위로 떠올라 대형 핵발전소사고의 대재앙이 현실감으로 다가오게 된다.

지진 발생은 현재 판구조론(Plate Tectonics) 에 의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의 표층이라고 하는 수십km 혹은 그 이상의 두께를 가진 암석권으로서 유라시아판, 태평양팡, 북미판 등 10여개의 판(plate)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 판은 각각 서로 부딪치거나 밀고 때로는 서로 포개지면서 각 각 매년 수 cm 정도의 속도로 점성이 있는 맨틀 위를 제각기 이동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러한 지각판들의 운동은 그들의 가장자리 사이의 마찰에 의하여 경계부위에서 저항을 받는데 지구적인 힘이 판의 마찰저항을 초과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면 갑작스런 파괴가 일어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륙판인 유라시아판에 놓여 있으며, 우리나라 주변에는 태평양판, 북미판, 필리핀판이 위치한다. 일본은 이들 4개의 판이 서로 밀고 있는 경계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지진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동북 일본이 놓여 있는 북미판을 기준으로 한다면 태평양판은 거의 서쪽으로 10cm/year의 속도로, 유라시아 판은 동쪽으로 수mm-1cm/year의 속도로, 필리핀해판은 북서내지 북북서 방향으로 3-4cm/year로 움직이고 있어 이들 판의 움직임에 의해 지진활동 및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요약하면 첫째, 우리나라가 속한 유라시아 대륙은 유라시아 판과 인도-호주판이 충돌해서 단층작용을 일으키고 동아시아를 동쪽으로 밀어내는 압축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 동해 지역이 진화과정에서 화산활동, 단층운동, 압축작용을 받으면서 불안정한 구조로 되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 일본 열도 남쪽 해역에서 유라시아판-필리핀해판-태평양판이 만나면서 한반도 남해 지역도 불안정한 땅 구조 환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는 한반도 주변 지진과 해저화산 등의 폭발이 일어날 경우 언제라도 바닷가에 세워진 동해 일원의 핵발전소들은 해일의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대재앙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1900년대만 해도 1940 년 8 월, 1964 년 6 월, 1983 년 5 월경에 해일이 일어나 동해안 일원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원전의 안전에 대한 공포는 이런 해일이외에도 원전설비와 운용자체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울진원전 5 호기는 시험가동 중에도 “주급수출구 밸브 이상” 과 “냉각계통 이상”으로 4 회나 가동이 정지된 적이 있고. 그 후 2004 년 7 월 상업운전을 시작하여 4개월이 지나지 않은 지난 해 사고로 원자로가 정지 되어 재가동된 지 또다시 1 개월여 만인 지난 1월 6 일 다시 제어봉 위치지시 전송기의 결함으로 정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포항의 인근인 경주의 월성원전에서도 최근에도 잦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해일과 구조적 결함과 관리 소홀로 인한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그 인근 주역 주민들에게는 심각한 공포로 내몰고 있다.

a 핵 피해자들의 사진

핵 피해자들의 사진 ⓒ 이근무

이러한 방사선의 위험을 상기시키는 의미에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이는 미국해군보고서에 실려 있는 1962 년 3 월 21 일의 실제 사고를 요약 기술한 것이다.

코발트 60이 5퀴리 장소를 밝힐 수 없는 집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 것을 모르고 그집에 4 인 가족이 이사를 왔다. 주인 남자는 서른한 살, 부인은 스물여덟 살, 열 살 된 아들과 두 살 된 딸 등 4인 가족이 이사를 왔다. 이사를 온 뒤 가족 중 누군가가 코발트 60이 5 퀴리 가량 들어 있는 용기의 뚜껑을 열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캡슐을 아들이 바지주머니에 넣고 놀러 나갔다. 그 후 빨래를 하려다 그 물건을 꺼내어 부엌의 서랍에 넣어 두었다. 이후 16 일째 되는 날 아들은 건강이 매우 나빠져서 입원하게 되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 아들의 할머니가 집안일을 도우려 이 집에 오게 되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부엌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무색투명한 유리로 만든 물그릇이 검게 되어 있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코발트 60 이 강력한 방사선을 방출하여 유리가 파괴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25일 째는 입원한 아들이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자꾸 토하고 음식을 먹지 못해 자세한 진찰을 해보니 코발트 캡슐을 넣어 다니던 왼쪽 넓적다리가 괴사(蘾死)되어가고 있었다. 아들이 코발트 캡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을 때 방사선의 영향으로 그 부위의 조직이 파괴되어 썩어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은 며칠이 지난 4 월 29일 사망하였다. 그 후 아들의 아버지가 아내의 손을 보니 손톱이 모두 검게 변하고 잇몸에 피가 나기 시작하였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부인은 참고 살았다. 그러나 108 일이 지난 후 참을 수 없어서 입원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사망하였다. 그 후 두 살짜리 딸도 전신이 썩어 들어가 140 일 째 되는 날 입원, 이틀 만에 사망하였다. 딸이 사망한 이틀 후 이 집 주인 남자는 그 어머니(죽은 아들의 할머니) 와 함께 입원 했다. 의사의 검사 결과 31 살의 건강한 남자였던 사람의 정자가 완전히 없어 졌다. 이 주인은 일상을 위해 퇴원하였다. 이 남자 주인의 어머니는 그 후 195일 째 되는 날 폐에서 다량의 출혈을 일으키면서 사망하였다. 그 후 이 남자는 실종되었다. 물론 곧 사망하였을 것이다.


이것이 ‘방사성 물질 5 퀴리’, 즉 ‘코발트 60 이 5 퀴리가 있는 곳’에서 생활하면 어떻게 되는 가를 보여주는 실제 사건이다. 그러나 제한된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 5 퀴리를 두고 여기서 합숙을 하면 결국은 거기에 있던 모두는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죽은 사람이 화장되었다면 화장된 데에서 증발된 죽음의 재가 또 다른 다수를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이 만큼 퀴리라는 단위는 1 그램의 Ra-226의 방사능의 단위인데 단 1 퀴리 만으로도 수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사고로는 2004 년 12 월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을 실은 차량도난 사고를 들 수 있다. 도난당한 차량에 실린 방사선 투과검사용 조사기에는 방사성 물질인 이리듐-192가 12퀴리(Ci·방사선 세기 단위) 가량 담겨 있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리듐-192 12퀴리는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 길이에 1㎝가 안 되는 두께이며, 가로 20㎝, 세로 15㎝ 크기의 서류가방 모양의 잠금장치 안에 담겨 있었다고 전한다. 이 방사성 물질에 어떤 형태로든 노출된다는 것을 바로 죽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선에 대한 대중의 이해는 원자력 관련 기관들에 의해 안전하다는 믿음만을 강요 받고 있다. 그러나 방사선은 그 피폭의 규모가 어떻든 인체에 유해하며 강 방사선은 인체에만 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의 내의 배관과 용기인 금속의 분자구조에 심각한 왜곡을 일으켜 금속피로와 균열을 진행시키며 이는 결국 원자로의 노심을 수천 도로 과열시켜 녹아내리게 하는 현상 즉 노심용융 (爐心熔融, melt down) 이 일어날 수 있다. 며 이때는 체르노빌 사건과 같은 인류의 대재앙을 맡이 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체르노빌 사고로 10 억 퀴리 이상의 방사능이 외부에 노출되었을 것이라 전한다. 이는 동시대만이 아니라 인류역사의 긴 세월의 재앙으로 남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난 1월 초에 시민의 신문에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난 1월 초에 시민의 신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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