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밥도 먹고 건강도 챙기고

<음식사냥 맛사냥 5>봄철 입맛 돋궈주는 '콩나물밥'

등록 2005.03.07 15:12수정 2005.03.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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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어진 콩나물밥 ⓒ 이종찬

콩나물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리는 콩을 물에 불려 싹을 틔워낸 채소다. 콩나물에는 콩에 별로 없는 비타민 C와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과 간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콩팥의 기능을 도와 소변이 잘 나오게 하므로 신경통과 류머티즘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콩나물무침 한 접시에는 어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의 절반 정도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콩나물에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은 것은 물론 비타민B1, B2 등도 많이 들어 있어 성장기의 어린이들과 임산부에게도 아주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콩나물은 언제부터 길러 먹기 시작했을까. 여기저기 꼼꼼하게 살펴보아도 콩나물의 역사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중국의 <본초강목>과 우리나라의 <산림경제>에 나오는 기록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300~400년 전부터 콩나물을 길러서 먹을거리로 애용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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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30분 정도 불린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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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을 흐르는 물에 깨끗히 씻는다 ⓒ 이종찬

콩나물로 만드는 음식은 엄청나게 많다. 널리 알려진 전주 콩나물 해장국에서부터 콩나물밥, 콩나물 북엇국,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등 콩나물로 만드는 요리는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다. 복국, 아귀찜, 미더덕 찜, 대구탕, 명태탕 등등에서도 콩나물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이는 그만큼 콩나물이 사람 몸에 좋은 보약 같은 음식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특히 요즈음처럼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입맛이 별로 없는 봄날에는 콩나물로 만든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콩나물은 봄을 맞아 나른하게 풀어지는 우리 몸에 생기를 북돋워주는 것은 물론 잃어버린 입맛까지 되살려준다. 보약이 따로 없다. 틈틈이 콩나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 그 자체가 보약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콩나물밥은 맞벌이 부부가 만들어 먹기에 아주 좋다. 별다른 재료도 많이 들지 않고 만들기도 아주 간편하다. 싱싱한 콩나물과 쇠고기, 표고버섯과 양념장을 만들 파, 마늘 등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냉장고에 쇠고기나 표고버섯이 없다면 싱싱한 콩나물과 양념장을 만들 재료만 있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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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단지에 콩나물을 깔고 불린 쌀을 얹기를 3회 정도 되풀이 한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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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실파, 매운고추는 다지듯이 썰고 마늘을 빻는다 ⓒ 이종찬

콩나물밥을 짓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먼저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불려둔다. 쌀을 불리는 동안 콩나물은 꼬리를 떼지 말고 깨끗이 씻고,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채 썰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다. 이어 솥단지에 잘 씻어둔 콩나물을 깔고 불린 쌀을 얹기를 3회 정도 되풀이한 뒤 물을 자작하게 붓고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밥을 짓는다.

이때 밥물 맞추기가 포인트. 밥물은 평소 밥하는 것보다 조금 적게 부어야 한다. 콩나물 자체에도 물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래야 비벼 먹기 좋은 고슬고슬한 콩나물밥을 지을 수 있다. 이때 물을 잘못 맞추면 콩나물밥이 아예 죽이 되거나 자칫하면 냄비 위의 쌀은 설익고 냄비 바닥은 쌀이 타는 삼층밥이 될 수도 있다.

솥단지를 가스 불 위에 올려놓고 나면 콩나물밥에 비벼먹을 양념장을 만들어야 한다. 양념장 만드는 것도 아주 간단하다. 우선 실파와 양파, 매운 고추를 다지듯이 부엌칼로 썰고 마늘을 빻아 종지에 담은 뒤 고춧가루와 간장,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적당히 버무리면 그만이다. 양념장이 너무 짜다 싶으면 설탕을 조금 넣는 것도 부엌살림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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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과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부어 양념장을 만든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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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밥을 그릇에 담은 뒤 양념장과 김치와 함께 낸다. 상추쌈이나 무국을 곁들여도 좋다 ⓒ 이종찬

양념장을 다 만들어 갈 때쯤이면 콩나물 특유의 냄새와 함께 밥이 서서히 끓기 시작한다. 콩나물에서 특유의 냄새가 가시고 달착지근한 냄새가 날 때쯤이 가스 불을 낮추고 뜸을 들여야 할 가장 좋은 때. 이때 주의할 점은 뜸을 잘 들여야 밥이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지고 콩나물이 물러지지 않고 아삭아삭해진다는 것이다.

2~3분 정도 뜸이 다 들고 나면 냄비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잘 익은 콩나물과 밥을 골고루 섞은 뒤 커다란 대접에 밥을 푼다. 이어 조금 전에 만들어둔 양념장을 김치와 함께 밥상 위에 올린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위에 양념장을 얹어 쓱쓱 비벼 한수저 가득 입 안에 넣으면 끝.

입맛에 따라 양념장에 잘 비빈 콩나물밥을 파릇파릇한 상치에 한입 가득 싸먹는 것도 별미 중의 별미. 이때 잘 우려낸 멸치 다시마물에 무를 비스듬히 썰어 넣어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시원한 무국이나 구수하고 담백한 북엇국을 곁들여 먹어도 색다른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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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한 상추에 콩나물밥을 싸 먹는 맛도 그만이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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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장에 잘 비빈 콩나물밥. ⓒ 이종찬

콩나물밥은 무엇보다도 아삭아삭 씹히는 향긋한 콩나물 맛이 그만이다. 게다가 씹을 때마다 양념장에 잘게 다져넣은 매운 고추가 혀끝을 톡톡 쏘는 맛도 끝내준다. 어떤 이들은 콩나물의 그 아삭아삭한 맛을 즐기기 위해 콩나물밥을 할 때 콩나물을 끓인 국물을 부어 밥을 한 뒤 찬물에 헹궈놓은 콩나물을 밥 위에 얹어 비벼먹기도 한다.

보약보다 더 좋다는 콩나물. 이른 봄날, 온몸이 나른한 게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어질 때, 밥상에 앉아도 혀가 깔깔하고 입맛이 별로 없을 때, 콩나물밥을 만들어 상추쌈에 싸서 먹어보자. 콩나물밥 상추쌈을 한 입 한 입, 입에 넣을 때마다 찾아드는 향긋한 봄 냄새 속에 어느새 지난 겨우내 쌓였던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지리라.

콩나물밥, 고슬고슬하게 지어야 맛깔난다
봄내음 가득한 상치에 싸서 먹으면 별미

준비물/쌀, 콩나물, 표고버섯, 쇠고기, 소금, 양념장(실파 혹은 달래, 양파, 매운 고추, 마늘, 고춧가루, 간장, 깨소금, 참기름)

1. 쌀을 씻어 30분쯤 물에 불린다.
2. 쇠고기는 채 썰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다.
3.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설탕물에 5분쯤 불린 뒤 곱게 채 썬다.
4. 콩나물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5. 냄비에 콩나물을 깔고 불린 쌀을 얹은 뒤 다시 콩나물을 깔고 불린 쌀을 얹기를 3차례쯤 반복한다.
6. 콩나물과 불린 쌀이 골고루 층을 이룬 냄비에 밑간을 한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얹은 후 밥물을 적당히 부어 밥을 짓는다. 이때 콩나물에도 물기가 있으므로 물을 조금 적게 부어야 고슬고슬한 콩나물밥을 지을 수 있다.
7. 실파와 양파, 매운 고추를 송송 썰고, 마늘은 다져 종지에 담아 간장과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8. 뜸이 충분히 돈 고슬고슬한 콩나물밥을 골고루 잘 섞어 그릇에 펀 뒤 양념장에 쓰윽슥 비벼 먹는다.

※발 비벼진 콩나물밥은 상치에 쌈을 싸 먹어도 향긋하고, 멸치 다싯물이 잘 우러난 무국을 곁들여도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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