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중턱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입니다. 아마도 이 곳을 격전지로 삼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권성권
다시 발길을 돌려 산 아랫녘으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목에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칠순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였습니다. 그 분에게 이 산성의 옛 역사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는 몇 가지 아쉬움을 털어 놓았습니다. 옛날에는 차도 없어서 조용했고, 공기도 무척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더렵혀졌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 충주 시에서도 대림산성을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리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열 몇 채가 함께 재미있게 살았는데, 지금은 다들 떠나고 대여섯 채 집들만 서로 모른 채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들 멋지고 호화로운 집들만 지어 놓고 살고 있으니, 시도기념물로 지정된 산성이라는 의미가 서서히 퇴색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할머니의 말에 맞장구라도 치듯 수많은 벌 떼들이 내게 달려드는 듯 싶었습니다. 그건 잘 가라는 인사말보다는 또 다른 생각을 가져다주는 것 같은 벌들의 외침이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다음에 올 때는 차를 가지고 오지 말라는, 그리고 대림산성 둘레를 개발하려고만 들지 말고 어떻게 하면 옛 모습을 보존할 수 있을지 거기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라는, 그런 뜻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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