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휴대폰 될까? 답은 "그때그때 달라요"

이통3사 독도 통화권 확보위해 기지국·중계기 설치 본격화

등록 2005.03.17 12:12수정 2005.03.1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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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가 독도 통화권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KTF가 지난 2002년 5월 독도사랑 캠페인을 통해 독도 통화권 확보에 나서면서 내보냈던 광고.
이통3사가 독도 통화권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KTF가 지난 2002년 5월 독도사랑 캠페인을 통해 독도 통화권 확보에 나서면서 내보냈던 광고.KTF제공
한국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은 모두 한국땅? 그렇다면 독도에서는 국내 이통 3사의 휴대전화가 잘 터질까.

정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사실상 독도에서는 국내 휴대전화로 제대로 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독도에 국내 이통3사의 기지국이나 중계기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독도에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설치할 수 없어 울릉도 저동의 높은 지역에 독도방향으로 기지국을 설치해 독도 인근의 통화권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독도는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89.4km나 떨어져 있어 독도로 가는 배안에서는 통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독도 안에서는 전화가 잘 터지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날씨나 기상여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독도에 들어가면 서도에서는 통화품질이 나빠도 어느 정도 통화가 가능하지만 동도에서는 거의 전화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독도사랑 캠페인을 통해 독도통화권 확보에 나섰던 KTF도 통화 품질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독도를 확실한 국내 이동전화 통화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지국이나 중계기 설치가 필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여러 걸림돌들이 있었다. 독도의 지형도 문제지만 섬 내에서 기기국 등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전기 공급이 불가능했고 무엇보다 정부가 그동안 기지국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독도에 기지국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경상북도청, 울릉군, 행양경찰청, 문화재관리청, 외교부 등 5곳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정부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독도에 기지국 등을 설치해 일본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독도 기지국 설치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또 독도 상주 인원이 40여명에 불과해 이동통신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독도 기지국 설치는 몇 년 전부터 검토해왔지만 기반 시설문제, 정부의 허가 문제 등이 겹쳐 말 그대로 검토 단계에만 머물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관리청이 16일 독도 여행제한조치를 사실상 해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여행객들의 통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어떻게든 독도 여행객들의 이동통신 수요를 해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 이통업체 관계자는 “독도에 기지국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은 수지타산에는 맞지 않지만 독도의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독도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여행객들이 각자의 통화 품질을 비교해 보는 등 통화품질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이통3사는 독도를 국내 통화권으로 만들기 위해 기지국과 중계기 설치를 서두르는 등 본격적인 통신 영유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가장 큰 문제인 정부의 허가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는대로 기지국 설립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며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에도 선박용 중계기를 설치해 통화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KTF는 독도 현지의 중계기 설치를 위해 현지의 전원확보, 지형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으며 늘어나는 단기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유람선 ‘선플라워’ 호에 설치된 기존 중계기를 확충하기로 했다.

LG텔레콤도 울릉도에 지역에 독도를 향해 전파를 발사하는 기지국을 추가 설치하는 한편 전파를 증폭시켜 선박에 설치된 중계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덕택(?)에 이제 독도가 확고한 국내 이동전화 통화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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