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의한 주택가격조정 바람직하지 않아"

이방주 한국주택협회장, 정부·언론 태도 우회적 비판

등록 2005.03.22 14:45수정 2005.03.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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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추가 : 22일 오후3시26분]

a 이방주 한국주택협회장.

이방주 한국주택협회장. ⓒ 한국주택협회 제공

이방주 한국주택협회 회장이 언론과 정부에 의한 주택가격 조정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성 동탄 임대아파트 고가분양 문제에 대해 정부와 언론이 취한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2일 오후 서울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분양가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다른 어떤 요인에 의해 가격이 조정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임대보증금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도한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으로 조정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며 비판했다.

이 회장은 "값이 높으면 그 아파트는 팔릴 수가 없으며 가격은 시장에서 고객이 결정해 형성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가격조정은 시장기능에 맡겨둘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화성 동탄 임대아파트 임대보증금 인하 유도방침을 확인한 건설교통부를 향해서는 "그 말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없다", "공무원이 사적으로 한 말이지 않겠나"라며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또한 이 회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부 회원사의 재건축 비리사건과 관련해 "건설업계가 생각을 바꿔서 투명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업계의 자성을 촉구한 뒤 "이제는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주택가격의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은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관련 규제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취·등록세의 대폭 인하 ▲재건축 중소형 평형의무비율의 탄력적 적용 ▲동시분양제도의 폐지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취등록세 인하 문제와 관련 "정부가 1%를 인하했지만 과표 현실화로 여전히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대폭 인하하면 거래가 활성화돼 가격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래활성화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도 적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2(18평 이하):4(25.7평 이하):4(평형 무제한)로 규정하고 있는 재건축 중소형 평형의무비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면서 "시장의 수요에 맞게 평형이 공급돼야 하는데 이를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시분양제도와 관련해서도 그는 "국민주택규모만 동시분양을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아무 때나 하도록 맡기는 것이 분양을 원활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사실상의 폐지를 요구했다. 그는 "동시분양폐지가 소비자에 선택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라고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방주 한국주택협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동탄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를 내릴 것을 건교부가 권고했다. 앞으로 주택업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분양가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 다른 어떤 요인에 의해 조정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에서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다."

- 다른 요인이란 구체적으로 뭔가.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나 이런 것에 의해 가격이 조정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값이 높다면 그 아파트는 팔릴 수 없다. 시장에서 고객이 결정해 형성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건설업체가 시행사의 시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개발업체(developer)와의 관계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우리는 단순한 시공만 하는 것이 아니다. 토지를 사서 개발하고 설계하고 시장에 맞게 그리고 수요와 수요자의 입맛에 맞게 시공한다. 반면, 사업주라 불리는 사람의 역할은 토지를 사서 같이 사업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 시공사가 아닌 파이낸싱을 하고 설계하고 브랜드를 입히는 업체의 모임이다."

- 화성 동탄이나 인천의 경우 미분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은데. 그리고 동시분양 폐지를 요구했다. 회원사도 공감하나.
"내 느낌에 현재 시장은 연착륙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 와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동안 모두가 주시했던 사항이다. 그런데 대형 건설사보다는 소형 업체가 아직 더 어렵다. 연착륙 초기단계이지만 부족한게 많다. 거래의 활성화와 공급확대를 위한 제도를 정부가 지원해 주면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동시분양과 관련해 협회 회원들 대다수가 같은 날짜에 분양을 하다보니 고객이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고 큰 이벤트처럼 비쳐져 투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데 우려를 갖고 있다. 수시로 분양하는 시스템으로 가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 화성 동탄 분양가와 관련해 가격은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건교부에서 직접적으로 인하하라고 통보를 넣었는데 이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나. 그리고 이런 선례는 좋지 않은 것 같다.
"그 말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말이 공식적으로 나왔나. 지금까지 정부가 아파트 가격을 내리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공무원이 사적으로 한 것이겠지. 특정 회사에 아파트 가격이 높다고 내리라고 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할 리가 없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으면 안 팔릴 것이다.

건설업체로서도 가격을 정할 때 시장에 맞는 적정한 가격을 제시해 자금을 빨리 회수하는 것이 좋다. 터무니없이 높이면 원래 가격보다 더 내려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건설회사가 알아서 잘 해야 할 일이다."

- 최근 회원사인 대림산업이 재건축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될 과정에 처해 있다. 그리고 시민들은 건설업체는 폭리업체라는 이미지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말로 해서는 안된다. 건설업계가 생각을 바꿔서 투명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현장에서 그런 일이 터지는데, 우리 사회가 아직 문제가 있지 때문이지 않나. 이제 건설업체는 말이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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