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정당화·패권주의 두고볼 수 없다"

노 대통령, 일 맹비난... "고이즈미 신사참배, 반성 진실성 훼손"

등록 2005.03.23 14:28수정 2005.03.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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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22일 오후 3사관학교 충성연병장에서 열린 제40기 육군3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22일 오후 3사관학교 충성연병장에서 열린 제40기 육군3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진

노무현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일본을 비판하는 글을 직접 써서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 형태로 밝혀 한·일관계의 상당한 파문과 근본적 변화가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오후 '최근 한·일관계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해 "이제는 정부도 단호히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침략과 지배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또다시 패권주의를 관철하려는 의도를 이상 더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외교적 대응의 핵심은 일본 정부에 대하여 단호하게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혀 외교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응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기도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 들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끈기 있게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전략을 가지고 신중하게, 그러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며 가다가 유야무야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멀리 내다보고 꾸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사과는 진정한 반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또 그에 상응하는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는 이전에 일본 지도자들이 한 반성과 사과의 진실성을 훼손하는 일이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직접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다케시마 날' 선포, 역사교과서 왜곡 등을 거론하며 "이것은 일본이 지금까지 한 반성과 사과를 모두 백지화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이러한 일들이 일개 지자체나 일부 몰지각한 국수주의자들의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집권세력과 중앙정부의 방조 아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일본의 행위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100년 전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로 편입한 바로 그 날을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 것은 지난날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인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문제가 풀리려면 일본 국민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한·일 두 나라와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위하여 일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일본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부 국수주의자들의 침략적 의도를 결코 용납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일본 국민 전체를 불신하고 적대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들에게 "냉정을 잃지 말고 차분하게,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멀리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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