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뉴엘 6층부터 10층까지엔 뭐가 있나

영화관, 화랑, 1000만원짜리 뷰티 프로그램까지

등록 2005.03.25 18:39수정 2005.03.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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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뉴엘 9층에 자리잡은 화랑.
에비뉴엘 9층에 자리잡은 화랑.오마이뉴스 이승훈
에비뉴엘 10층의 뷰티 관련 브랜드점 내부 모습.
에비뉴엘 10층의 뷰티 관련 브랜드점 내부 모습.오마이뉴스 이승훈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는 영화관도 들어와 있다. 6층부터 8층까지 차지하고 있는 롯데시네마 에비뉴엘관은 5개의 상영관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프리미엄 상영관인 '샤롯데관'은 총 좌석수가 34석에 불과하다. 샤롯데관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널찍한 좌석에다 뒤로 180도 기울일 수 있어 누워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가 하면 음료와 팝콘도 무료로 제공된다. 또 영화 관람 도중에도 간단한 식사와 와인을 주문할 수 있다.

이용료는 평일 1인당 2만5000원, 주말 3만원으로. 단 조조와 맨 앞자리 좌석은 5000원 할인된다.

개관 첫날인 25일 첫회 상영에는 3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기위해 왔다는 대학생 최서욱(23)씨는 "언론에서 롯데백화점이 명품관을 개장한다고 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와봤다"며 "명품은 너무 비싸서 못사겠지만 여기 온 기념으로 샤롯데관에서 영화를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일반 상영관보다 비싼 샤롯데관을 이용하려는 이유에 대해 "비싸긴 하지만 명품관의 '명품영화관'의 서비스는 어떨까 궁금하다"며 "왠지 명품관에서는 일반 상영관보다는 고급 상영관을 이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9층으로 올라가 봤다. 9층에는 식당과 화랑이 마련돼 있다. 화랑은 60여평 규모로 일본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는 세이지 후지시로의 초대전이 개최되고 있었다. 세이지 후지시로는 일본 궁내청 소장 작가로 특수 종이를 잘라 빛을 이용해 예술적 표현을 하는 새로운 장르인 '가가에'의 1인자라는 설명이다.

에비뉴엘측은 한달에 한번 새로운 작품들을 전시하고 평면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림을 관람하고 있던 한 중년 남성은 "명품관답게 쇼핑하다가 예술작품도 볼 수 있어 신선하기는 하다"면서 "그런데 쇼핑 매장 속에 화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따로 떨어져 있어 얼마나 사람들이 찾을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층인 10층에는 스파와 뷰티 관련 브랜드인 메디코스, 아모레 스파, 시바난다(요가), 정샘물 인스퍼레이션 등 4곳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는 노화방지, 피부관리, 다이어트 등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가 하면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는 등 '럭셔리' 그 자체였다.


가격은 얼마일까. 예상대로 명품을 살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고소득층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중 한곳의 서비스 가격을 알아봤더니 가격은 최저 5만원에서 가장 비싼 종합관리 프로그램은 1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스파에서부터 요가까지 한꺼번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피부관리, 스파, 헤어, 메이크업, 요가를 모두 포함하는 VIP용 서비스의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이 가격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돈 많은 사람들 가는 명품관에 관심 없다"
에비뉴엘을 바라보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시선

"일본인 관광객들 빼앗길까봐 걱정이야."

남대문 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영순(52)씨는 에비뉴엘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박씨는 "남대문 시장에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은데 명품관이 쇼핑 명소로 자리잡으면 여기가 외국인들 관심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우리랑 별 상관없는 명품관 때문에 먹고살기만 힘들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롯데백화점측은 "본점과 영플라자를 아울러 '롯데타운'이라는 쇼핑, 문화 공간을 형성해 지역 상권이 상호 발전하는 '명동 상권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에비뉴엘이 개장한 25일 오후 기자와 만난 대부분의 상인들은 "에비뉴엘이 뭐야?"라고 되묻거나 "명품관이 우리랑 무슨 상관 있나"라며 입을 열지 않는 모습이었다.

악세사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이례(38)씨는 "명품 사러 가는 사람들하고 시장이나 다른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인데, 명품관 하나 들어섰다고 서민들이 느낄 수 있는 명동 상권의 변화가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씨도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 걱정이 안되는데 외국인들이 명품관으로 발걸음을 돌릴까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가게 앞에 배용준 사진을 걸어놓고 일본어로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던 박찬업(46)씨는 "돈 많은 사람들이 가는 명품관에는 관심도 없다"며 "외국인들이 남대문 시장을 찾는 것은 고급 백화점에서 느낄 수 없는 쇼핑하는 맛이 있기 때문이라 별로 신경 안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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