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의 또 다른 이름은 '이두철'?

검찰, 차명계좌에서 은닉비자금 73억 발견 16억 추징

등록 2005.03.29 17:40수정 2005.03.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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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9일 저녁 7시35분]

지난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노태우 전대통령.
지난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노태우 전대통령.주간사진공동취재단
'이두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숨겨두기 위해 사용한 또다른 이름이다. 노 전 대통령은 93년 2월부터 이두철이라는 이름의 가명계좌에 31억원의 비자금을 숨겨둔 사실이 확인됐다. 12년전 계좌 개설 당시 31억원이었던 비자금은 이자가 붙어 73억9000만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대검 중수부(부장 박상길)는 2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 조성해 시중은행의 비실명 계좌에 신탁예금 형태로 관리 중이던 은닉비자금을 찾아내고, 과징금과 세금을 제한 16억4000만원을 국고로 환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게 부과된 전체 추징금 2628억9600만원 중 국고환수액이 종전 2075억1200만원에서 2091억5200만원으로 증가했다. 추징률은 79.6%.

검찰은 지난 2월 노 전 대통령이 가명계좌에 비자금을 은닉하고 있다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계좌추적과 자금관리인 이아무개씨 등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계좌가 지난 1993년 2월부터 가명인 '이두철'이라는 가명계좌로 관리중이던 비자금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검찰은 자금관리인 이씨로부터 이 계좌의 실소유자가 노 전 대통령이라는 점을 시인받았고,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해 별도로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이 발견한 가명계좌에는 73억9000만원으로 불어난 상태였지만 과징금과 세금 형태로 57억5000만원이 국고로 귀속돼 실제로 환수한 금액은 16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현재 금융실명제법상에는 비실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할 경우 원금의 50%, 이자수익의 99%를 과징금과 세금 형태로 공제하도록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발견된 계좌는 개설 이후 한번도 입출금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은닉비자금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자금추적 작업을 통해 추가로 추징토록 할 방침"고 말했다.


전·노 추징금 미징수액은 얼마?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한 추징금 중 미징수액은 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씨의 미징수액은 1673억원, 노씨의 미징수액은 537억원으로 총 2210억원에 달한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재임 기간 중 권력을 이용해 기업에게서 수천억원대의 불법 자금을 거둔 죄를 물어 전씨에게 2205억원, 노씨에게 2628억 96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 1995년 10월 박계동 당시 민주당 의원(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노씨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뒤 5.18 특별법 제정을 거치면서 조사가 전씨 비자금까지 확대된 결과였다.

그러나 29일 현재 두 사람의 추징금 징수액은 큰 차이가 난다. 2091억 5200만원을 징수당한 노씨와 달리 전씨의 징수액은 532억 7043만원에 불과하다. 전씨에 대한 징수율은 24.2%에 그쳐 79.6%인 노씨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추징금 징수액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비자금 형태의 차이 때문이다.

비자금 수사 당시 담당 검사가 "전씨는 무기명 채권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던 것처럼 전씨는 채권 등 추적하기 어려운 형태로 비자금을 관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5~96년 검찰은 6개월 동안 전씨의 무기명 장기채권 등을 추적했지만 그 전모를 밝히지 못했다. 검찰이 당시 전씨 본인 소유임을 입증할 수 있었던 채권과 예금은 314억원 뿐이었다.

이에 비해 노씨는 가차명 계좌를 활용한 예금(1300억원), 나라종금 신탁(248억원) 등 비교적 밖으로 드러나는 형태로 비자금을 관리해 전씨보다 많이 추징당했다.

전씨의 경우 지난 2003년 '자기 이름으로 된 재산은 예금 29만원 뿐'이라며 추징금을 납부할 돈이 없다고 발뺌한 바 있다.

검찰은 전씨 아들인 재용씨가 외조부에게서 물려받았다고 강변했던 167억원 상당의 채권에 전씨 비자금 73억원이 포함됐음을 밝혀냈으며 사채 시장의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전씨 비자금을 추가로 찾아낸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서울 서초동에 숨겨두었던 전씨 명의의 땅이 주간지 <일요신문>의 추적 보도로 세상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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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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