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근 고로쇠 물을 받느라고 산을 누볐다. 지리산 곁줄기를 타고 다니다 봄 햇살 가득한 날에 유리알보다 더 투명한 산골짜기 계곡물에 발을 집어넣었다가 발이 얼어터지는 것 같아서 1분도 채 견디지 못하고 벌겋게 언 발을 햇살을 받아 따끈따끈한 바위 위에서 말리기도 했다. 해발 900∼1100미터 사이에 서식하는 고로쇠 나무를 따라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면서 참 행복했다. 산 구석구석 확 번진 봄기운은 새싹 하나 움튼 게 없었지만 꿈틀꿈틀 생동하는 기운이 온 누리에 가득했다. 큰사진보기 ▲저 멀리 까마득히 1000 고지의 산이 보인다전희식 근 10년째 산에서 살고 있는 고향의 이종동생이 고로쇠 물 좀 와서 먹으라고 해서 이왕 가는 것 이참에 나도 고로쇠가 뭔지, 나무의 피를 빨아 먹는다는 비판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도 살펴보고 산 좀 타 볼 겸 갔다가 기대 이상의 만족을 얻고 돌아왔다. 고지식하게 시골에서만 살고 있는 그 이종동생은 뭐든 고지식하게 일을 하는데 고로쇠 채취도 고지식하게 했다. 큰사진보기 ▲수액이 잘 나오는지 손 볼 데는 없는지 매일 매일 점검한다. 오른쪽이 필자.전희식 꼭 5년째가 되는 그의 고로쇠 나무 수액 채취는 나무와 삶을 같이하는 셈이었다. 그는 고로쇠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칡넝쿨과 넝쿨나무들을 쳐내고 나무에 뚫는 구멍도 8밀리미터 이하로 제한하는 협회 규정을 따랐다. 또 한 나무에 뚫는 구멍 수도 제한을 두어 나무가 한 해만에 완전히 복원되도록 하고 있었다. 곧 허가제가 되면서 무작위 고로쇠 수액 채취가 제한받을 것이라 했다. 큰사진보기 ▲병들어 누운 환자처럼 투명한 고무호스가 나무에 끼워져 있으니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전희식 마을에서 올려다 본 산은 까마득했지만 물 좋고 공기 좋다보니 힘드는 줄 모르고 산을 몇 개나 넘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 험한 산을 눈이 무릎까지 쌓이는 1월 달에 올라와서 시설을 다 했다고 한다.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 빼서 잇고 하는 작업이 만만찮았을 듯 보였다. 그는 1500여 그루나 되는 고로쇠 나무를 혼자서 관리하고 있었다. 인기를 끄는 보신재들이 다 그렇듯이 고로쇠도 성인병에 좋다고 한다. 약 먹듯이 먹는 게 아니고 일삼아 먹어야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아예 어떤 사람은 찜질방에 한 통 가져가서 땀 빼면서 계속 먹는다는데 그러면 체액이 다 교체될 정도로 체내 노폐물이 빠져나와 건강이 좋아진다고도 하는 신비의 수액이라는 것이다. 큰사진보기 ▲채취한 고로쇠 나무 원액을 저온창고로 옮겨 보관한다.전희식 고로쇠 나무에 투명한 호스가 두 세 개씩 박혀 있는 모습이 코와 입에 호스를 물고 약물을 주입하는 병실의 환자를 연상시켰다. 나무 서너 그루에서 모아진 수액이 겨우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 이도 하루 중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란다. 그 이외의 시간은 나무가 자기 유지하느라 수액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처럼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수액 양은 적어져도 질은 좋다고 한다. 추울 때는 나무도 몸에 수분을 다 빼내서 뿌리로 내려 보냈다가 날이 풀리면 힘차게 물을 빨아올리는데 나뭇가지마다 다 보내고, 움 트는 데도 보내고 남은 수분이 뿌리로 되돌아가는 것을 채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론은 나무의 생존과 성장에 아무 지장이 없게 한다는 것이었다. 큰사진보기 ▲페트병에 넣어 박스에 담아 유통한다.전희식 고로쇠 동호회들이 고로쇠 주산지를 찾아다니는 것은 고로쇠 물도 고로쇠물이지만 고로쇠가 나는 산을 타고 다니는 것이 더 건강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타는 동안 기운을 쏟는 게 아니라 기운을 얻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였으니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전희식 (nongju)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농(農)을 중심으로 연결과 회복의 삶을 꾸립니다. 생태영성의 길로 나아갑니다. '마음치유농장'을 일굽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청년 농민 10명에 매월 30만원씩 지급... 어떤 의미있냐면"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지리산 기슭에서 고로쇠 물을 얻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도 똑같은 '법의 잣대'를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