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 소리 들리지 않는 49회 신문의 날

신문협회 등 "과거 안주해 독자로부터 멀어져" 자성 목소리

등록 2005.04.07 14:52수정 2005.04.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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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신문의 날'인 7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 스스로의 정론기능 회복과 신문시장 정상화로 신문을 살려내자"고 촉구했다.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신문의 날'인 7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 스스로의 정론기능 회복과 신문시장 정상화로 신문을 살려내자"고 촉구했다. ⓒ 민언련 제공


신문의 날 경축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난 57년 신문의 사명과 책임을 자각, 강조하기 위해 제정된 신문의 날이 7일로 49회를 맞았지만 언론계 안팎에서는 걱정의 목소리만 높아질 뿐이다.

언론개혁국민행동(공동대표 김영호 외)은 이날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 스스로의 정론기능 회복과 신문시장 정상화로 신문을 살려내자"고 촉구했다.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신문이 그동안 사회적 공기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데서 신문위기의 원인을 찾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언론개혁국민행동은 ▲편파왜곡보도로 인한 신뢰도 하락 ▲무가지·경품을 앞세운 불공정거래행위 ▲비리연루에 따른 언론인 신뢰 실추 등과 더불어 왜곡된 경영·판매방식을 신문위기의 본질로 지적했다. 신문산업 측면에서 위기 원인을 찾는 일부 주장은 단견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신문업계가 소생하려면 정론기능 회복, 신문시장 정상화를 전제로 한 합리적 경영이 우선 돼야 한다"며 신문업계와 관계당국, 독자들의 합심을 당부했다. 언론개혁국민운동은 이를 위해 신문 신고포상제가 실효성을 가질 있도록 신문협회, 신문사들이 앞장설 것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관된 정책시행, 불법행위에 대한 독자들의 적극적 신고를 주문했다.

언론개혁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역 일대에서 신문시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홍보전을 별도로 펼쳤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등 관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작한 신문 신고포상제 팜플렛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신고안내 요령을 설명했다.

신문협회 등 "뼈아픈 자기반성 있어야 살아날 수 있다"

한편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회장)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문창극 중앙일보 논설실장),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는 이에 앞서 6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49회 신문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각 신문사 대표와 언론계, 정·관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장대환 신문협회장은 "신문산업은 지금 새로운 생존전략과 경쟁의 룰을 찾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 있다"며 "과거의 무절제한 판촉관행을 벗어나 지면과 서비스의 고급화·차별화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개 단체는 신문시장이 위기에 처한 원인을 반성하고 자기점검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우리의 다짐'을 공동으로 채택했다. 신문관련 단체가 신문시장 위기와 관련, 강도 높은 자성의 목소리를 집단으로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은 현 신문의 위기를 "사상 최악의 사양화 단계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까지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한 뒤 ▲경기침체 ▲방만한 경영 ▲방송의 영역확대 ▲인터넷매채의 급성장 등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나 "신문시장 황폐화 원인을 외부 환경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더이상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 이들은 "자기점검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문이 독자의 변화를 따르지 못한 채 과거의식에 젖어 안주해왔기 때문에 독자로부터 멀어지게 됐다"며 "권력의 회유와 위협에 맞서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를 굴절된 시각에서 보여주려 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또 "신문이 본연 임무에 소홀한 채 권력기관화돼 온 것은 아닌지 냉철한 성찰과 신문업계의 단합만이 독자에게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밝힌 이들은 '독자앞엔 등불처럼 세상앞엔 거울처럼'을 올해 신문의날 표어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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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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