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선거 후유증 심각... 조직 분열 양상

우리·신한·서울은행 등 13개 은행 '금발협' 발족

등록 2005.04.07 15:27수정 2005.04.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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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금융노조가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4일 김기준 신임 노조위원장 취임 연설 모습.

금융노조가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4일 김기준 신임 노조위원장 취임 연설 모습. ⓒ 금융노조

불법 선거 시비로 큰 갈등을 겪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기준)이 선거가 마무리 된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양병민(전 금융노조위원장 직무대행)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지부위원장들은 최근 산별 내에 금융산업노조발전협의회(위원장 마호웅 우리지부위원장, 이하 금발협)를 구성했다. 현재 금발협 소속 회원들은 우리·신한·서울·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13개 지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산별노조 중앙만이 갖고 있는 교섭권을 각 지부에 넘기도록 요구하는 등 지도부와 정면 대립하는 중이다. 금발협은 특히 일방적인 집행부의 구성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노조가 선거 후유증으로 결국 갈라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노조 내부에서는 결코 산별노조가 쪼개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선거 후유증으로 인해 조직이 나뉘는 것은 모양새가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발협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시은협(시중은행협의회)나 국지협(국책·지방은행협의회)처럼 단순한 협의체이자 친목단체일 뿐"이라며 "교섭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는 사실이지만 금발협 때문에 조직이 둘로 나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금발협에 13개 은행이 참여하고는 있지만, 지방은행 등 나머지 지부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어 산별노조를 박차고 나올 가능성은 적다.

금융노조 조합원들의 부정적인 의견도 금발협이 독자 노선을 걷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금융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금발협을 '금융산업노동조합 분열협의회'로 비난하는 글 등이 올라와 있다.


'산별조합원'이라는 ID를 쓰는 한 조합원은 "강제퇴직이다 신인사제도다 은행측의 공세가 하늘을 찌르는 마당에 조합원들의 목숨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지부위원장 개개인들의 부귀영화에만 관심 있는 분들이라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비난의 글을 올렸다. '옛 금노간부'라는 조합원도 선거 결과에 승복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라"며 금발협을 발족시킨 지부위원장들을 비판했다.

반면 '변화의 원칙'이라는 조합원은 "선거가 끝나면 반대조직을 감싸안고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하고 있는 금융노조"라며 현 집행부를 성토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26∼27일 대표자회의와 내달 3∼4일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집행부 구성 등 3기 산별노조 출범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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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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