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가해 과거 영광 삼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전세계의 큰 불행"

노 대통령 독일신문 회견... 방독 앞두고 일본 강도높게 비난

등록 2005.04.08 12:21수정 2005.04.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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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독일 <프랑크프르트 알레마이네 자이퉁>지의  안네 슈네펜 일본 동경특파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독일 <프랑크프르트 알레마이네 자이퉁>지의 안네 슈네펜 일본 동경특파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진
노무현 대통령은 독도 영유권 문제 등 한·일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태도는 인류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는다"며 "침략과 가해의 과거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전 세계에 큰 불행"이라고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독일 방문을 앞두고 가진 독일의 권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한·일간 외교분쟁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인들은 과거의 침략전쟁을 왜곡 미화하고 정당화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이 신문이 8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노 대통령은 일본의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대해서는 즉답하기를 원치 않았는데,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질문하자 표정이 밝아졌다"면서 "이러한 표정 변화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고 전해 노 대통령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찬성하고 있지 않음을 암시했다.

"일본의 태도는 인류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아주 민감한 이유는 일본이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를 미화시키는 잘못된 교육을 할 경우 미래에 대한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단순히 '과거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이 몇차례 사과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은 최근 이런 사과를 백지화시키는 행동을 보였다"며 "사과라는 것은 사과한 취지에 저촉하는 새로운 행위를 하지 않아야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FAZ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일본 내 소위 '주류 정치세력'의 태도가 점차 나빠져 왔다고 언급하고 "우리도 과거사 문제를 자꾸 거론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계속 과거사에 얽매이고 싶지 않으며 자꾸 과거를 말하고 싶지도 않다, 결코 기분 좋은 과거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런데 일본이 현재와 같은 태도를 계속 보인다면 한국 국민은 유사한 사건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와 불안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특히 "일본의 태도는 인류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다"며 "침략과 가해를 과거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전세계에 큰 불행"이라면서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고 FAZ가 전했다.


"독도는 일본이 러·일 침략전쟁으로 빼앗아간 땅"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은 "독도는 침략전쟁으로 빼앗아 간 땅으로 그것을 우리는 1950년대 초에 돌려 받을 수 있었는데, 일본이 결국 침략전쟁의 결과물을 다시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리 한국 국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점유에 관한 것, 독도에 대한 실효 지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우리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며 "그러나 점유에 관해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 독도를 편입했던 과정이 바로 전쟁 행위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는 독일과 프랑스가 이룩한 화해, 나아가 철강 석탄 공동체에서 유럽 공동체를 거쳐 유럽연합(EU)으로 서서히 발전을 이룩한 것을 관심과 경탄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독일이 어떻게든 과거를 스스로 극복하고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런 과정에서 생겨나는 국내에서의 긴장을 극복해 나가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독일의 과거사 반성을 높게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즉 동북아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희망의 징조가 없다"며 다시 한번 일본을 비판했다.

FAZ는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독일이 어떻게 전후의 상처를 치유, 극복하고 유럽통합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는지'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 대통령의 FAZ 회견 내용은 8일자에 노 대통령 사진과 함께 "일본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자 한다"는 제목으로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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